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단추 / 김응교

4월 26일 업데이트됨



옆 사람이 심하게 졸고 있다.

객차가 흔들릴 때마다 내 어깨에 머리를 박는다.

출근 넥타이를 보니 상가에서 밤 새우고

자부럼 출근하는가 보다.


와이셔츠 단추 하나가 떨어지려는데

꿰매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그나 나나 비슷한 처지라며

작은 단추가 달랑거린다.


가만 어깨 베개 대줬더니

가만 반대편으로 쓰러진다.

반대편 사람이 힐끔 보며 어깨를 대준다.

단추도 우리도 악착같이 붙어 있다.


- 김응교, <단추>


한국의 지하철 출근길, 고개가 앞뒤 좌우로 쓰러지며 조는 사람을 보는 건 흔한 일이죠. 검은 넥타이를 보니 상가집에서 밤샘하고 출근하는 길인가 봅니다. 그를 보던 시선이 내 와이셔츠 단추에 머뭅니다. 대롱대롱 매달려 아직 붙어있는 단추가 말합니다. ‘그나 나나 비슷한 처지’라고.


그나 나나 간당간당 매달려 있는 단추같은 인생입니다. 피곤에 못 이겨 떨어지다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고개처럼, 떨어질 듯 달랑거리지만 악착같이 붙어있는 단추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악착같이 붙어있어 버티고 사는 삶. 가만 보니 우리 모두의 모습이네요.


그나마 우리가 그리 붙어있을 수 있는 건 어깨를 내어주는 사람들 덕분입니다. 단추처럼 흔들리다 쓰러지는 머리를 받아주는 양쪽의 어깨가 든든해 보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큰 어깨이십니다. 언제든 쓰러져도 받아주시는 크고 튼튼한 어깨. 주변에 흔들흔들 쓰러지려는 사람이 보이시나요? 이번엔 가만 내 어깨를 대어주는 건 어떨까요?


(손태환 목사)


*사진 출처: https://bit.ly/3vmeai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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