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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달 따러 가자 (한희철 목사 글)

달 따러 가자

한희철


윤석중 선생님이 만든 ‘달 따러 가자’는 모르지 않던 노래였다.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무동을 타고/ 장대로 달을 따서 망태에 담자”


지금도 흥얼흥얼 따라 부를 수가 있다. 그렇게만 알고 있었다. 2절이 있는 줄을 몰랐고, 그랬으니 당연히 2절 가사를 모를 수밖에 없었다.


“저 건너 순이네는 불을 못 켜서/ 밤이면 바느질도 못한다더라

얘들아 나오너라 달을 따다가/ 순이 엄마 방에다 달아 드리자”


1절은 2절을 위한 배경이었다. 낭만적으로 재미 삼아 달을 따러가자고 한 것이 아니었다. 장대 들고 망태를 멘다고 어찌 달을 따겠는가만, 달 따러가자 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밤이 되어도 불을 못 켜 바느질도 못하는 순이네를 위해서였다.


2절 가사를 대하는 순간 마음으로 환한 등 하나가 켜지는 것 같았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따뜻한 기운이 울컥 마음속으로 번져갔다. 누군가의 어둠을 밝힐 달을 따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뒷동산에 올라도 좋겠다 싶었다.


둥실 밝은 달이 뜰 때면 달을 따러가자 말하고 싶다. 얼마든지 무동을 타라고, 내가 앉아서 고개를 숙일 터이니 무동을 타라고, 혼자서 손이 닿지 않으면 또 한 사람 더 무동을 태우자고, 마침내 장대를 뻗어 달을 따선 망태에 담고 어서어서 순이네로 달려가자고, 순이 엄마 마음껏 바느질을 할 수 있도록 어둔 방 전구 달 듯 달을 달아드리자고.


이 땅 곳곳에 드리워진 어둠을 지울 수 있는 길은 거기에 있지 않을까? 모일 때마다 이 노래를 더운 마음으로 불러 노래하는 마음마다 달 하나씩 떠올랐으면.


*출처: 한희철, <하루 한 생각>, 꽃자리, 175-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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