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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비오는 날/ 마종기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나면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만나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 마종기, <비오는 날>


꺅!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일 났나 쳐다 보니, 여자 두 분이 서로 얼싸안더니 손을 잡고 펄쩍펄쩍 뜁니다. 얼굴에 가득한 반가움과 웃음이 주변을 환하게 밝힙니다. 뜻하지 않은 자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것 같았습니다. 보기만 해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대림절에 비까지 내리는 날이면 이만한 시가 없겠다 싶었습니다. 구름이 구름을 만날 때 내는 천둥소리처럼 나도 모르게 소리치며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덥석 손을 잡고 펄쩍펄쩍 뛸 지도 모릅니다.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나는 순간의 번갯불처럼 환하게 불 밝히고 그분을 뵙고 싶습니다.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야겠습니다.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네요. 불은 불끼리 만나야 잘 타오르겠지요. 그리스도를 만나려면 오롯이 그리스도인이어야겠습니다. 시인 예수를 만날 때 잘 젖으려고 오늘도 시 한편을 읽습니다. 말씀이신 그분과 잘 어우러지려고 이 아침 말씀에 잠깁니다. 소리칠 준비 됐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주님.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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