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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섬집 아기 / 한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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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여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 한인현, <섬집 아기>


우리에게는 듣기만 해도 감성을 자극하는 동요이지만, 미국들이 들으면 기겁을 하는 노래라고 하지요? 어떻게 아기를 혼자 두고 일을 하러 갈 수 있냐고. 6.25 전쟁이 일어나기 얼마 전에 쓰여진 시라는 걸 모르니 하는 말이겠지요. 가난하고 힘겹던 시절, 아기를 홀로 남겨두고 굴 따러 가야 하는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을까요. 


아기는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가에 스르르르 잠이 들지만, 엄마에겐 갈매기 울음소리가 집에 두고 온 아기 울음 소리로 들립니다. 요동치는 마음을 참다 못해 엄마는 이내 모랫길을 달려갑니다. 머리에 인 굴바구니는 다 차지 못했지만 어쩝니까. 아기가 곧 깨어 엄마를 찾을 텐데. 얼른 달려가 바구니 내려놓고, 사랑스런 내 아기 꼭 안아 주어야지요.


목회자들과 사모님들이 모여 3박 4일간 진하게 배우고 사귐을 나눴습니다. ‘목회, 이제 그만 할까?’ ‘주님, 더 이상 못하겠어요.’ 비슷한 아픔을 지닌 동역자들의 고뇌에 공감하며 함께 울고 함께 웃었습니다. 마지막 날 강의를 맡으신 목사님께서 이 동요를 건넸을 때,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훔치고 자신의 목회지로 돌아갔습니다. 아직 바구니는 다 차지 못했지만, 아직 더 채우고 싶은 것들이 많아 아쉽고 미안하지만, 날 기다리고 있는 아기가 있는 곳으로, 혹시나 울고 있을지 모르는 교인들이 있는 곳으로,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다 못 찬 바구니, 주께서 가득가득 채워주시길 빕니다. 같이 빌어주시겠습니까?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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