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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성장 / 이시영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 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곧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 이시영, <성장>


처음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날. 아이는 울고불며 엄마 손을 놓치 않으려고 떼를 씁니다. 엄마는 그 아이를 꼭 한번 안아주고 그 손을 애써 놓지요. 그래야 크니까요. 엄마 강물도 그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린 강물이 엄마 손을 놓친 것이 아니라, 엄마가 슬쩍 손을 놓은 것 아닐까요. 속에서는 울음이 울컥 차오르지만 “시린 몸을 한 번 뒤채고는" 아이에게서 이내 머리를 돌립니다. 아들의 크고 다른 삶을 응원하며. 


다들 그러셨겠지요. 머리 커졌다고 부모 손을 뿌리치려는 자식의 손을 잡고 서운해 하기도 했고, 아프고 시리지만 슬그머니 손을 놓아주며 ‘너의 삶을 살라’고 말하기도 했겠지요. 그리고 허전해진 두 손 꼭 맞잡고 부디 지켜달라고 밤마다 기도하셨겠지요. 부모의 손을 놓고 성전에 있던 어린 예수님이 당돌하게 했던 말 기억하시나요?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할 될 줄을 알지 못하셨냐고. 엄마는 이 말을 마음에 두었답니다. 엄마의 품보다 더 큰 품이 자식을 지켜주고 있음을 믿으며. 


어버이주일, 어버이날, Mother’s Day는 하필 졸업시즌과 겹치네요. 아이의 손을 놓는 법, 부모의 손을 놓는 법, 그리고 하나님 손을 잡는 법을 배우는 계절인가 봅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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