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 - 숨지 말 것/ 에리히 프리트



시대의

일들 앞에서

사랑 속으로

숨지 말 것


그리고 또한

사랑 앞에서

시대의 일들 속으로

숨지 말 것


- 에리히 프리트, <숨지 말 것>


타락 후 인간이 한 첫 번째 행동은 숨는 것이었죠.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지금도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던 아담과 하와의 뒤를 따라 몸을 숨깁니다. 일 속으로 숨거나, 사람들 속으로 숨거나, 사람들을 피해 숨거나, 종교 안으로 숨어 들어갑니다. 무언가에 대한 지나친 몰두는 혹시 다른 무언가를 피해 숨어 들어간 결과 아닐까요?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가만 보면 사람과의 관계나 미래가 두려워 일 속으로 숨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사랑 속으로 꽁꽁 숨었던 20대가 떠오릅니다. 시대의 일들 앞에 서기가 두려웠거든요. 그러다 막상 사랑 앞에서는 시대의 일 속으로 숨기도 했네요. 결국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이 시를 읽으며 마음에 새깁니다. 내 가족만 사랑하다 남의 아픔 외면하지 말 것. 내 곁의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온 세상의 변화를 외치지 말 것. 세상을 말하다가 일상을 놓치지 말 것. 일상에 주목하다 세상에 눈 감지 말 것. 시대 속으로 숨지 말 것. 시 속으로도 숨지 말 것.


그러고 보니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는 질문은 “네가 어디로 숨었느냐”는 물음이었네요. 오늘 나는 어떤 그럴 듯한 핑계와 명분 속으로 숨고 있을까요?


“사람이 제아무리 은밀한 곳에 숨는다고 하여도, 그는 내 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나 주의 말이다.” (렘23:24, 새번역)


(손태환 목사)



사진출처: https://bit.ly/3h1SIL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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