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 - 시계 소리 / 안학수




친구들이 부르는 낮엔

공부하라고


"책, 책, 책, ……."


형아랑 장난치는 밤엔

일찍 자라고


"자락,자락,자락,……."


아직 멀었어도

학교 가라고

아침마다,


"지각, 지각, 지각,……."


엄마랑 시계랑

둘인 약속했나 보다.


- 안학수,<시계 소리>


큰일 났네요. 이 시 때문에 이제 밤마다 시계 소리가 “자락, 자락, 자락,......” 들릴 거 같아요. 시계는 ‘똑딱똑딱’ 가거나 ‘째깍째깍’ 가는 줄만 알았는데 가만 들어보니 다양한 소리들이 들리네요. 하긴 미국인은 ‘틱톡틱톡’(tick tock)으로 들린다잖아요. 일본에선 ‘또기노 똑딱 또기노 똑딱’, 북한에서는 ‘똑이니끼니 딱이야요’로 들린다는 옛날 농담도 기억나네요.


똑같은 설교를 했는데 전부 다르게 듣는 걸 보면 참 흥미롭습니다. 공부해야 하는데 친구들이 부를 땐 “책, 책, 책”으로 들리고, 더 놀고 싶은데 자야할 땐 “자락, 자락, 자락"으로 들리고, 더 자고 싶은데 학교 가야할 땐, “지각, 지각, 지각”으로 들리는 거죠. 같은 말씀도 삶의 정황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걸 안다면, 내가 들은 말씀만이 맞다고 우길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복음의 원음을 듣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가 없네요. 백아가 진정으로 자신의 소리를 알아주는(知音) 사람은 종자기밖에 없다고 한 일화에서 ‘자신을 알아주는 벗’을 가리키는 ‘지음'이라는 말이 나왔다지요. ‘나는 소리요’라고 했던 세례 요한은 예수님의 지음이었을까요? 적어도 선한 목자를 따르는 양은 그렇겠지요.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요10:3).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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