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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우리라는 이름만으로 행복하여라 /이채



만남에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니

진실로 반갑고

헤어짐에 보고픔이 가득하니

한결같은 우애로다

말로써 상처를 입히지 아니하니

사려 또한 깊고

돌아서서 헐뜯지 아니하니

고맙기 그지없어라

나누는 일에 인색하지 아니하니

천심이 따로 없고

베푸는 일에 이유가 없으니

그 또한 지심이로다

처음과 끝이 같지 아니하면

풀잎 같은 인연에도 바람이 일 것이요

겉과 속이 같지 아니하면

바위 같은 믿음에도 금이 가리라

모름지기

가다듬고 바로 세우는 일은

평생을 두고도 다 못하나

사람의 향기만은 간직하고 싶을 때

손에 손을 잡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우리라는 이름,

그 이름만으로도 행복하여라


- 이채, <우리라는 이름만으로 행복하여라>


새해가 문득, 우리에게 찾아왔습니다. 누구도 걸어본 적 없는 2023년의 출발선에 서서 잠시 호흡을 고릅니다. 올해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 기대도 되고 조금 긴장도 됩니다. 그래도 이 길을 함께 걷는 벗님들 얼굴을 보니 불쑥 용기가 생깁니다.


4년 전 뉴저지에서 시카고로 오는 길목에서 시카고기쁨의교회 교우들과의 첫 만남을 기대하며 이 시와 함께 세 번째 목회서신을 보냈었습니다 (기억나시는 분?). 아직 ‘우리'라는 단어조차 건네기 쑥스러웠지만, 이 시가 말하는 그런 공동체를 꿈꾸며 기도했습니다. 지금의 우리 교회를 보며 어떤 분은 ‘이미' 그렇다 하겠고, 어떤 분은 ‘아직'이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뭐든 좋습니다. 우리는 길 위에 있으니까요.


2023년 새해, 손 잡고 함께 갑시다. 주님이 동행하시니 험곡이어도 겁낼 것 없습니다. 함께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한 해 되길 두손 모아 빕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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