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입주/ 최종천


친구들은 다 아파트로 이사 가는데

우리는 언제 이사 갈 거야 아빠! 하며

대들던 녀석이

그날 밤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물난리 후 처음으로

아내와 집 한 채 짓고 싶은 밤이었다

녀석을 가운데 두고

셋이서 한몸이었다

그렇게라도 아쉬운 대로

집 한 채 지어주었다.


- 최종천, <입주>


아마도 반지하에 살다가 물난리를 겪은 모양이지요? 아파트로 이사 간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투덜대던 아이가 아빠 엄마 사이로 끼어듭니다. 그날 밤, 세 식구가 한 이불을 덮고 서로의 온기로 한몸이 됩니다. 벽돌이 아니라 몸으로 지은 집. 부모는 ‘그렇게라도 아쉬운 대로’ 집 한 채를 지어줍니다. 그 집이 아파트보다 크고 단단하다는 걸 아이가 알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지어야 할 집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마음 둘 곳 없는 이들, 길을 잃은 이들에게 교회는 어떤 집이어야 할까요. 하나님께 ‘대들던’ 이들도 쑥 끼어들어 맘 편히 쉴 수 있는 집 한 채 짓고 싶습니다. 그러다 언젠가 내 아버지 집에 ‘입주'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여호와가 너를 위하여 집을 짓고" (삼하 7:11b)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집’이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엡2:22)


(손태환 목사)


조회수 98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까치설날 아침입니다. 전화기 너머 당신의 젖은 눈빛과 당신의 떨리는 손을 만나러 갑니다. 일곱 시간 만에 도착한 고향, 바깥마당에 차를 대자마자 화가 치미네요. 하느님, 이 모자란 놈을 다스려주십시오. 제가 선물한 점퍼로 마당가 수도 펌프를 감싼 아버지에게 인사보다 먼저 핀잔이 튀어나오지 않게 해주십시오. 아내가 사준 내복을 새끼 낳은 어미 개에게 깔아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