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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박성우


지루한 학교에 바퀴를 달아 투어 버스를 만들자 신나게 달리면서 수업을 받고 쉬는 시간엔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자 시험지 따윈 창밖으로 휘휘 휘날려 주자 때로는 일 층 이 층 삼 층 사 층 학교를 줄줄이 떼어 줄줄이 사탕처럼 줄줄이 이어 기차를 만들자 칙칙폭폭 학교 기차를 타고 바다에 닿자 신발을 벗어 던지고 바닷가를 달리자 짐칸에 접어 싣고 온 운동장을 펴서 기구를 만들어 띄워도 좋겠지? 봄과 가을엔 학교에 제트 엔진을 달아 아프리카로 소풍을 다녀오자 목 짧은 기린을 만나면 숨바꼭질을 잘하겠다고 격려해 주고 사슴을 무서워하는 사자를 만나면 초식도 나쁘지 않다고 등을 토닥여 주자 돌아오는 길에는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학교 한 칸 내어 주고 가뿐하게 오자 야 너, 수업 시간에 집중 안 하고 계속 멍 때릴래?


  • 박성우, <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그래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바로 이런 상상력! 지루한 학교에 바퀴를 달아 버스를 만들고 기차도 만들겠다니, 얼마나 유쾌한 ‘멍 때리기'인가요. 운동장은 잘 접어 짐칸에 실어 놓았다가 기구를 만들어 띄우는 거죠. 뭐 다들 학교에 제트 엔진쯤은 달고 아프리카로 소풍 가는 거 아닌가요? “사슴을 무서워하는 사자를 만나면 초식도 나쁘지 않다고 등을 토닥여” 주고 가뿐하게 다음 행선지로 향하는 이 학교에 저도 학생이고 싶네요.


어떻게 하면 교회에 바퀴를 달 수 있을까, 그게 늘 고민입니다. 일요일이 되면 하나의 종교행사처럼 ‘교회에 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교회가 되어’ 그게 어디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싣고 달려가는 겁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한 곳에 묶어 두려 했던 성전이 아니라, 광야를 자유롭게 움직이던 성소처럼 말입니다. 바퀴 달린 학교가 어디를 가든지 여전히 학교였던 것처럼, 성령의 제트 엔진 달고 우리가 가는 곳마다 여전히 교회일 것입니다. 


창립 10주년을 맞는 기쁨의 식구 여러분, 이런 ‘멍 때리기’라면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교회에 바퀴를 다는 상상을 더 해 주십시오. 그렇게 자유로운 순례길에 만나는 누군가에게 교회 “한 칸 내어 주고 가뿐하게" 다시 걸어가는 근사한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이길 희망합니다.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께서는 그런 우리를 보시고 아버지께 이렇게 말씀하시겠지요.


“교회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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