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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하나님 놀다 가세요 /신현정



하나님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마세요

오늘따라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들판은 파랑물이 들고

염소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데

정 그렇다면 하나님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풀 뜯고 노는 염소들과 섞이세요


염소들의 살랑살랑 나부끼는 거룩한 수염이랑

살랑살랑 나부끼는 뿔이랑

옷 하얗게 입고

어쩌면 하나님 당신하고 하도 닮아서

누가 염소인지 하나님인지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할 거예요

놀다 가세요 뿔도 서로 부딪치세요


-신현정, <하나님 놀다 가세요>


하나님이 화를 내며 잔뜩 부어 있다니, 하나님께 ‘놀다 가시라'니, 누군가는 감히 하나님을 이토록 무례하게 대하냐며 화를 내시려나요? 하지만 하나님을 잔뜩 화가 난 분으로 생각하는 건 우리 아닐까요? 바로 우리가 하나님을 저 멀리서 인간 세상을 보며 팔짱 끼고 혀를 차거나 뿔이 나신 그런 하나님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을 거기 하늘에만 계신 분이 아니라 여기 우리가 있는 땅으로 내려오시는 분으로 묘사합니다. 하늘까지 탑을 쌓겠다는 인간들을 보며 내려오셔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하게 하셨고, 소돔과 고모라에 대한 부르짖음을 듣고 내려오셨고, 마침내 사람의 몸을 입고 내려오셔서 우리 곁에 거하십니다.


이 시인도 하나님께 거기가 아니라 이쪽으로 내려오시라고 초대하네요. 와서 놀다 가시라고요. 염소들이랑 뿔도 서로 부딪치면서 신나고 재밌게! 이건 아마도 우리를 향한 초대 아닐까요? 이미 우리 곁에 오신 하나님과 좀 놀다 가라고 말입니다. 욥의 친구들처럼 그렇게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말고.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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