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35:1-38:28
35장의 배경은 여호야김 때이며, 34장의 배경인 시드기야 때보다 시기적으로 앞선다. 이것은 34장에 기록된 유다 백성들의 불순종과 35장의 레갑 사람들의 순종을 대조하기 위함이다. 레갑 족속은 수백 년 간 조상 요나답의 “모든 말을 순종하여" 평생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집도 짓지 않고, 유목민으로 장막에 거하며 살아왔다(8절). 여호와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레갑 자손들과 달리 “이 백성은 내게 순종하지 아니하도다" 하시며 재앙을 선언하시고(16-17), 레갑 자손들은 하나님 앞에서 영원히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복을 주신다(19).
36장은 예레미야의 동역자 바룩에 대해 소개한다. 예레미야가 붙잡혀 있었기에 바룩은 예레미야가 불러주는 여호와의 말씀을 그대로 두루마리에 받아 적는다. 그리고 예레미야를 대신해서 그 말씀을 금식일에 성전에 있는 모든 백성 앞에서 낭독한다. 백성들은 왕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금식을 실시한다(9). 또한 고관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예레미야와 바룩을 피신하게 한다. 말씀을 바르게 전하고 들을 때, 그것은 듣는 자나 전하는 자나 위험한 일이 된다.
말씀을 들은 백성들은 금식을 하는데, 여호야김 왕의 반응은 달랐다. 칼로 두루마리 책을 찢고 화로 불에 던져 태운다(23). 신하들도 두려워하거나 자신들의 옷을 찢지 않는다. 두루마리를 불사르지 말라는 세 신하의 직언이 있었으나 왕은 듣지 않는다. 하나님은 불탄 두루마리에 모든 말을 다시 기록하게 하시고, 여호야김은 시신마저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하신다. 두루마리는 태워도 말씀을 태울 수는 없다. 성경을 덮어버린다고 말씀을 덮을 수는 없다.
37장에서 다시 시대적 배경이 시드기야가 왕 시절로 돌아온다. 시드기야는 예레미야에게 “너는 우리를 위하여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라"(3)고 요청하며 여호와의 신탁을 구한다. 바벨론 군대가 잠시 퇴각함으로 상황은 긍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34장에서 보았듯이 노예를 풀어주었던 이들이 다시 그들을 잡아 노예 삼는다. 하나님은 바벨론 군대가 다시 돌아와 예루살렘 성을 불사를 것이라고 말씀하신다(7).
예레미야는 바벨론 군대가 잠시 물러간 사이에 고향에 가다가 붙잡혀 매를 맞고 서기관 요나단의 집 웅덩이에 갇힌다. 시드기야 왕이 비밀리에 예레미야에게 여호와의 신탁을 구하는데, 선지자는 그 고통스러운 옥에서 벗어나기를 간청하면서도 왕이 바벨론으로 끌려갈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다시 전한다. 시드기야는 예레미야의 무고를 알았지만 풀어주지 않고, 그 대신 감옥 뜰에 거하게 한다.
38장에서 시드기야 왕은 친애굽파 신하들의 요구에 따라 예레미야를 감옥 구덩이 진창에 달아 내리는 일에 동의한다. 이 때 에벳멜렉이라는 왕궁 내시가 이 일이 악하다고 진언하고(9), 이 말을 들은 시드기야는 에벳멜렉을 통해 예레미야가 죽기 전에 끌어올려 다시 시위대 뜰에 거하게 한다. 시드기야는 다시 예레미야에게 신탁을 요청하지만 선지자의 예언은 한결같았다. 시드기야는 답을 알지만 끝까지 순종하지 않는다. 그는 말씀을 구하면서도 말씀대로 살지 않는 이들의 전형이다. 우리는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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