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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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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늙는 얼굴 / 이선영
신문에 실린 저 사람의 얼굴 궁지에 몰린 저 사람의 얼굴 어떤 대답이든 나오기를 재촉당하고 있는 저 얼굴 늙어가는 한 중년 남성의 얼굴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 일 없었던 평온한 인쩰리겐찌야의 얼굴 애써 태연을 가장하지만 어딘가 한 구석 허물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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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墨畵(묵화)/ 김종삼
*사진출처: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4/2017092401930.html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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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성장 / 이시영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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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주전자 꼭지처럼/ 이정록
어미 아비가 되면 손발 시리고 가슴이 솥바닥처럼 끄슬리는 거여. 하느님도 수족 저림에 걸렸을 거다. 숯 씹은 돼지처럼 속이 시커멓게 탔을 거다. 목마른 세상에 주전자 꼭지를 물리는 사람. 마른 싹눈에 주전자 꼭지처럼 절하는 사람. 주전자는 꼭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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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이사 / 이해인
몸이든 집이든 움직여야 살아난다 포기해야 새로 난다 욕심도 물건도 조금씩 줄이면서 선선히 내어놓고 제자리로 보내면서 미련 없이 환하게 웃을 수 있어야 이사를 잘 한 거다 옮기는 것이 결코 짐이 되지 않는 가벼운 날 그런 날은 아마도 내가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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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꽃은 꽃 숨을 / 홍순관
꽃은 꽃 숨을 / 홍순관 꽃은 꽃 숨을 쉬고 나무는 나무 숨을 쉽니다. 아침은 아침 숨을 쉬고 저녁은 저녁 숨을 쉽니다. 하나님은 침묵의 숨을 쉬고 바람은 지나가는 숨을 쉽니다. 나는 내 숨을 쉽니다. 그러니까 그것이 창조주의 기운이 물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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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담론(痰論) / 윤성학
결린 데만 결리는 게 아니라 오른쪽 등허리 위쪽에서 어깨를 지나 뒷목으로 올라갔다가 왼쪽 허리까지 두루두루 나다니지 않는 곳이 없다 그는 죽어 없어지지 않고 한번 몸 안에 들어오면 나가지 않는다 그게 담이다 담이 들어 뻐근한 날 벽에 등을 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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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3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봄날 / 이문재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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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목수일 하면서는 즐거웠다/ 송경동
보슬비 오는 날 일하기엔 꿉꿉하지만 제끼기엔 아까운 날 한 공수 챙기러 공사장에 오른 사람들 딱딱딱 소리는 못질 소리 철그렁 소리는 형틀 바라시 소리 2인치 대못머리는 두 번에 박아야 하고 3인치 대못머리는 네 번에 박아야 답이 나오는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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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3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오늘 하루 / 도종환
햇볕 한 줌 앞에서도 물 한 방울 앞에서도 솔직하게 살자 꼭 한 번씩 찾아오는 어둠 속에서도 진흙 속에서도 제대로 살자 수 천 번 수 만 번 맹세 따위 다 버리고 단 한 발짝을 사는 것처럼 살자 창호지 흔드는 바람 앞에서 은사시 때리는 눈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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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1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가방 하나/ 백무산
두 여인의 고향은 먼 오스트리아 이십대 곱던 시절 소록도에 와서 칠순 할머니 되어 고향에 돌아갔다네 올 때 들고 온 건 가방 하나 갈 때 들고 간 건 그 가방 하나 자신이 한 일 새들에게도 나무에게도 왼손에게도 말하지 않고 더 늙으면 짐이 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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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9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감사하는 마음 / 김현승
받았기에 누렸기에 배불렀기에 감사하지 않는다 추방에서 맹수와의 싸움에서 낯선 광야에서도 용감한 조상들은 제단을 쌓고 첫 열매를 드리었다 허물어진 마을에서 불 없는 방에서 빵 없는 아침에도 가난한 과부들은 남은 것을 모아 드리었다 드리려고 드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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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가정 방문/ 반칠환
엄마, 엄마, 선생님 오셨어. 열무밭 매던 엄마, 허겁지겁 달려 나오시는데, 펭소에 들어오지 않던 우리 엄마 입성이 왜 저리 선연할까. 치마 저고리 그만두고, 나무꾼이 감춘 선녀옷 그만두고, 감물 든 큰성 난닝구에, 고무줄 헐건 몸뻬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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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4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애기똥풀이 하는 말/ 정일근
내 이름 너희들의 방언으로 애기똥풀이라 부르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내 몸 꺾어 노란 피 내보이며 노란 애기똥을 닮았지, 증명하려고는 마 너희들이 명명한 가벼운 이름, 더 가벼운 손짓에 나는 상처받고 시들시들 죽어가고 있어 너희들 속에 생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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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우화의 강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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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0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 박성우
지루한 학교에 바퀴를 달아 투어 버스를 만들자 신나게 달리면서 수업을 받고 쉬는 시간엔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자 시험지 따윈 창밖으로 휘휘 휘날려 주자 때로는 일 층 이 층 삼 층 사 층 학교를 줄줄이 떼어 줄줄이 사탕처럼 줄줄이 이어 기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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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3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학교 데리고 다녀오겠습니다/ 박성우
지루한 학교에 바퀴를 달아 투어 버스를 만들자 신나게 달리면서 수업을 받고 쉬는 시간엔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 주자 시험지 따윈 창밖으로 휘휘 휘날려 주자 때로는 일 층 이 층 삼 층 사 층 학교를 줄줄이 떼어 줄줄이 사탕처럼 줄줄이 이어 기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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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3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배경이 되는 일 / 문성해
사진을 찍는 남녀의 뒤로 가다가 찰칵, 내 뒷모습이 찍혔네 순간 알았네 저이들 뒤에 선 홰나무나 능소화처럼 나도 배경이 되었음을 배경은 나를 최대한 평평히 말아넣는 일 나를 희미하게 탐색하는 일 저이들이 인화된 사진을 보며 나를 알아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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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열쇠 /도종환
세상의 문이 나를 향해 다 열려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열어보면 닫혀 있는 문이 참 많다 방문과 대문만 그런 게 아니다 자주 만나면서도 외면하며 지나가는 얼굴들 소리 없이 내 이름을 밀어내는 이데올로그들 편견으로 가득한 완고한 집들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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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2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새해가 오면 / 나해철
새해가 오면 배꼽을 드러내놓고 뛰노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해주소서… 건강한 가슴이 상한 것들을 이길 수 있게 해주시고 때때로 꽃이 되게 해주소서… 이 땅의 사람들이 서로 섞이어 하나 되어 제 살이 아프므로 누구건 내려치지 않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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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13일1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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