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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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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반 뼘 / 손세실리아
모 라이브 카페 구석진 자리엔 닿기만 해도 심하게 뒤뚱거려 술 쏟는 일 다반사인 원탁이 놓여있다 거기 누가 앉을까 싶지만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날이나 월세 날 나이든 단골들 귀신같이 찾아와 아이코 어이쿠 술병 엎질러가며 작정하고 매상 올려준다는데 꿈의 반 뼘을 상실한 이들이 발목 반 뼘 잘려나간 짝다리 탁자에 앉아 서로를 부축해 온 뼘을 이루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다가 문득 반 뼘쯤 모자란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 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 들어와 온 뼘이 되는 그런 손세실리아, <반 뼘> 잘난 사람들을 보며 늘 부러웠습니다. “2% 부족해”라는 말을 흔히 하지요. 늘 그런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못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탁월하지는 않다 여겼습니다. 죽어라 해도 늘 2% 모자른 느낌이었고, 저기 앞에 그 2%을 다 채운 듯한 누군가가 보였습니다. 모자란 것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고 나서야, 아니 모자라기에 아름답다는
heavenlyseed
3일 전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보자기의 비유 / 김선우
처음엔 보자기 한 장이 온전히 내 것으로 왔겠지 자고 먹고 놀고 꿈꾸었지 그러면 되었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보자기는 조각나기 시작했지 8등분 16등분 24등분 정신없이 갈라지기 시작했지 어느덧 중년-- 갈가리 조각난 보자기를 기우며 사네 바늘 끝에 자주 찔리며 지금이 없는 과거의 시간을 기우네 미래를 덮지 못하는 처량한 조각보를 기우네 한번 기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네 그러니 청년이여 우리여 가장 안쪽 심장에 지닌 보자기 하나는 손수건만하더라도 통째로 가질 것 단풍잎만하더라도 온전히 통째일 것 온전한 단풍잎 한 장은 광야를 덮을 수 있네 김선우, <보자기의 비유> 마흔 생일이 되던 날, 허를 찔린 듯 예상치 못한 우울이 찾아왔었지요. 억울했습니다. 뭐가 억울한지, 왜 억울한지도 모른채, 마냥 억울해 했습니다. 꽤 오래 그 아픈 감정에 시달렸던 것 같아요. 이 시를 읽고 나니 알겠네요. 온전히 내 것이었던 보자기 한 장이 어느새 8등분 16등분
heavenlyseed
1월 10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문을 위한 기도 / 토머스 켄
하나님, 사랑과 우정과 돌봄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넉넉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이 집의 문을 충분히 넓혀주소서. 하나님, 이 세상의 모든 질투와 자만과 혐오가 침입해 들어설 수 없을 만큼 이 집의 문을 가능한 한 좁혀주소서. 하나님, 아이들이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헛딛지 않도록 이 집의 문턱을 부드럽게 감싸주소서. 하나님, 유혹하는 손길을 강하게 물리칠 수 있도록 이 집의 문턱을 단단히 붙잡으소서. 이 문이 하나님의 나라로 향하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토머스 켄, < 문을 위한 기도> 2026년 새해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 문을 열고 들어선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새해에 우리가 만나는 모든 문이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통로가 되길 빕니다. 새로 이사간 집에 초대받아 간다면 문에 손을 대고 읽어주고 싶은 시입니다. 사랑과 우정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넓으면서도, 질투와 자만과 혐오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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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발에 대한 묵상 / 정호승
저에게도 발을 씻을 수 있는 기쁜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길 없는 길을 허둥지둥 걸어오는 동안 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뜨거운 숯불 위를 맨발로 걷기도 하고 절벽의 얼음 위를 허겁지겁 뛰어오기도 한 발의 수고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비로소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발에게 감사드립니다 굵은 핏줄이 툭 불거진 고단한 발등과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발바닥을 쓰다듬으며 깊숙이 허리 굽혀 입을 맞춥니다 정호승, <발에 대한 묵상> 하루를 마칠 때면 발이 피곤합니다. 특히 서서 일하시는 분들은 발이 퉁퉁 붓고 아프지요. 발은 온 몸의 하중을 다 받는 부분입니다. 가장 힘들고 수고하는 몸의 일부이지요. 그래서 한 가정을 위해 밖에서 힘겹게 일하는 가장의 발은 그냥 발이 아닙니다. 그 발에는 살기 위해서 몸부림쳐 온 한 남자의 혹은 한 여자의 인생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여, 그 발을 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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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7일1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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