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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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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숨지 말 것/ 에리히 프리트
시대의 일들 앞에서 사랑 속으로 숨지 말 것 그리고 또한 사랑 앞에서 시대의 일들 속으로 숨지 말 것 에리히 프리트, <숨지 말 것> 타락 후 인간이 한 첫 번째 행동은 숨는 것이었죠.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지금도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던 아담과 하와의 뒤를 따라 몸을 숨깁니다. 일 속으로 숨거나, 사람들 속으로 숨거나, 사람들을 피해 숨거나, 종교 안으로 숨어 들어갑니다. 무언가에 대한 지나친 몰두는 혹시 다른 무언가를 피해 숨어 들어간 결과 아닐까요? 너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가만 보면 사람과의 관계나 미래가 두려워 일 속으로 숨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사랑 속으로 꽁꽁 숨었던 20대가 떠오릅니다. 시대의 일들 앞에 서기가 두려웠거든요. 그러다 막상 사랑 앞에서는 시대의 일 속으로 숨기도 했네요. 결국 용기가 없었던 겁니다. 이 시를 읽으며 마음에 새깁니다. 내 가족만 사랑하다 남의 아픔 외면하지 말 것. 내 곁의 한 사람을 사랑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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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그 여름의 끝 / 이성복
(사진출처: 나무위키 "배롱나무")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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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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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첫사랑/ 고영민
*사진 출처: https://www.munhwa.com/article/10929287 바람이 몹시 불던 어느 봄날 저녁이었다 그녀의 집 대문 앞에 빈 스티로폼 박스가 바람에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밤새 그리 뒹굴 것 같아 커다란 돌멩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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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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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구월이 오면/ 안도현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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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지구의 일/ 김용택
해가 뜨고 달이 뜨고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잎이 피고 눈이 오고 바람 불고 살구가 노랗게 익어 가만히 두면 저절로 땅에 떨어져서 흙에 묻혀 썩고 그러면 거기 어린 살구나무가 또 태어나지 그 살구나무가 해와 바람과 물과 세상의 도움으로 자라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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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어떤 결심/ 이해인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 몸이 아플 때 한 순간씩만 살기로 했다 고마운 것만 기억하고 사랑한 일만 떠올리며 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 고요히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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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느낌 / 이성복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필 때 느낌은 그렇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질 때 느낌은 그렇게 지는가 종이 위의 물방울이 한참을 마르지 않다가 물방울 사라진 자리에 얼룩이 지고 비틀려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다 이성복,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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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 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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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1분 분량


2025년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기도문
2025년 한(조선)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기도문 (남측초안)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 5장 9절) 하나님, 평화의 주님, 이 땅은 지금, 가장 어두운 새벽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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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나태주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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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채소밭 가에서 / 김수영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강바람은 소리도 고웁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달리아가 움직이지 않게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무성하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돌아오는 채소밭 가에서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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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마늘촛불/ 복효근
삼겹살 함께 싸 먹으라고 얇게 저며 내놓은 마늘쪽 초록색 심지 같은 것이 뾰족하니 박혀 있다 그러니까 이것이 마늘어미의 태 안에 앉아 있는 마늘아기와 같은 것인데 알을 잔뜩 품은 굴비를 구워 먹을 때처럼 속이 짜안하니 코끝을 울린다 무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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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목련꽃도 잘못이다/ 윤제림
춘계 야구대회 1차전에서 탈락한 산골 중학교 선수들이 제 몸뚱이보다 커다란 가방을 메고 지고, 목련꽃 다 떨어져 누운 여관 마당을 나서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저마다 저 때문에 졌다고 생각하는지 모두 고개를 꺾고 말이 없다. 간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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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쓸쓸/ 문정희
요즘 내가 즐겨 입는 옷은 쓸쓸이네 아침에 일어나 이 옷을 입으면 소름처럼 전신을 에워싸는 삭풍의 감촉 더 깊어질 수 없을 만큼 처연한 겨울 빗소리 사방을 크게 둘러보아도 내 허리를 감싸주는 것은 오직 이것뿐이네 우적우적 혼자 밥을 먹을 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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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요격시/ 정현종
다른 무기가 없습니다 마음을 발사합니다 두루미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미사일에 기러기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폭탄에 도요새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전폭기에 굴뚝새를 쏘아올립니다 모든 포탄에 뻐꾸기를 발사합니다 모든 포탄에 비둘기를 발사합니다 정치꾼들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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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단추를 채우면서/ 천양희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세상이 잘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단추를 채우는 일이 단추만의 일이 아니라는 걸 단추를 채워보니 알겠다 잘못 채운 첫 단추, 첫 연애, 첫 결혼, 첫 실패 누구에겐가 잘못하고 절하는 밤 잘못 채운 단추가 잘못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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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세수 / 이정록
*사진 출처: https://www.newsagora.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1 빨랫줄처럼 안마당을 가로질러 꽃밭 옆에서 세수를 합니다, 할머니는 먼저 마른 개밥 그릇에 물 한 모금 덜어주고 골진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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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달팽이 / 김사인
귓속이 늘 궁금했다 그 속에는 달팽이가 하나씩 산다고 들었다. 바깥 기척에 허기진 그가 저 쓸쓸한 길을 냈을 것이다. 길 끝에 입을 대고 근근이 당도하는 소리 몇낱으로 목을 축였을 것이다. 달팽이가 아니라 도적굴로 붙들려간 옛적 누이거나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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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7일1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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