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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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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흔들린다 / 함민복
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 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중심을 잡고 있었구나 가지 하나 이파리 하나하나까지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렸었구나 흔들려 덜 흔들렸었구나 흔들림의 중심에 나무는 서 있었구나 그늘을 다스리는 일도 숨을 쉬는 일도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직장을 옮기는 일도 다 흔들리지 않으려 흔들리고 흔들려 흔들리지 않으려고 가지 뻗고 이파리 틔우는 일이었구나 함민복, <흔들린다> 나이 마흔을 불혹(不惑)이라더니, 오십 중반으로 접어드는데도 여전히 흔들리네요. 어제도 빼어난 글쟁이에 샘이 나서 이러저리 흔들거렸다니까요. 반백 년을 살았는데 제 마음 하나 다잡지 못하다니, 이쯤 되면 지천명(知天命)은 물 건너 갔다고 봐야겠지요. 풀 죽어 있는 내게 시인은 흔들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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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그늘 선물 / 이정록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마라. 왼손잡이가 이 밭 저 밭 코뚜레 잡아채도 소 콧구멍은 오른쪽으로 삐뚤어지지 않는다 오른손잡이가 이 장바닥 저 장바닥 고삐 몰아쳐도 화등장만 한 눈알이 왼편으로 뒤집히지 않는다. 워낭 소리도 코쭝배기에 송알송알 맺힌 땀방울도 어느 한쪽으로만 쏠리지 않는 법이여. 낭창낭창 코뚜레만 파이다 동강나는 거여. 땀 찬 소 끌고 집으로 돌아올 때 따가운 햇살 쪽에 서는 것만은 잊지 마라. 소 등짝에 니 그림자를 척하니 얹혀놓으면 하느님 보시기에도 얼마나 장하겄냐? 이정록, <그늘 선물> (어머니학교21 중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한 발로 선 채 눈을 감아 보세요(넘어질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10초 이상 서 있을 수 없다면 이미 신체 나이가 60-70대랍니다. 30초 이상은 되어야 한다더군요. 얼마나 신빙성 있는 연구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이가 들수록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어디 몸만 그럴까요? 마음도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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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질문의 책 / 파블로 네루다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초록색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점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파블로 네루다, <질문의 책> 파블로 네루다의 이 시집은 제목 그대로 ‘질문의 책’입니다. 총 74편의 시가 실렸는데 전부 질문입니다. 뭐가 그리 궁금한 게 많은지. 하긴 어디 네루다 뿐인가요? 우리도 어린 시절 질문을 달고 살았었잖아요. “왜요?” “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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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부패의 힘/나희덕
벌겋게 녹슬어 있는 철문을 보며 나는 안심한다 녹슬 수 있음에 대하여 냄비 속에서 금세 곰팡이가 피어오르는 음식에 나는 안심한다 썩을 수 있음에 대하여 썩을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덜 썩었다는 얘기도 된다 가장 지독한 부패는 썩지 않는 것 부패는 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이다 일종의 무릎 꿇음이다 그러나 잠시도 녹슬지 못하고 제대로 썩지도 못한 채 안절부절, 방부제를 삼키는 나여 가장 안심이 안 되는 나여 나희덕, <부패의 힘> 언젠가 한국 마트에서 빵 하나를 사 먹었습니다. 맛있게 먹으며 무심코 유통기한을 보니 아직 2년이나 남았더군요. 방부제를 얼마나 넣었다는 말일까요? 시간이 흐르면 썩어 부패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요, 하나님 창조의 질서입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열매를 맺습니다. 시인은 녹슬 수 있음과 썩을 수 있음에 안심합니다. 반면, 녹슬지 않고 썩지 않으려 애쓰는 자신에 대해 안심하지 못합니다. 속은 썩어가는데 겉만 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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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분홍 나막신 / 송찬호
님께서 새 나막신을 사 오셨다 나는 아이 좋아라 발톱을 깍고 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고 새 신에 발을 꼬옥 맞추었다 그리고 나는 짓찧어진 맨드라미 즙을 나막신 코에 문질렀다 발이 부르트고 피가 배어 나와도 이 춤을 멈출 수 없음을 예감하면서 님께서는 오직 사랑만을 발명하셨으니 송찬호, <분홍 나막신> 신발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냥 발에 맞으면 신는 거고, 구멍 나기 전까지는 신는 거라 여겼지요. 어릴 적 그 비쌌던 프로스펙스 대신 스펙스, 나이키 대신 나이스를 신고 다녀도 아무 상관없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며칠 동안 괜찮은 새 신발을 찾아 헤맸습니다. 발 편한 신발, 무릎과 허리에 좋은 신발 고르느라 발품을 좀 팔았습니다. 내게 딱 맞는 신발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이 시를 읽으며 뭐 이런 사랑이 있냐고 발끈했습니다. 내 발에 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발을 신에 맞추려고 발뒤꿈치와 복숭아뼈를 깎는답니다. 피가 배어 나와 새 신에 물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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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사랑의 전당 / 김승희
사랑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으리으리한 것이다 회색 소굴 지하 셋방 고구마 포대 속 그런 데에 살아도 사랑한다는 것은 얼굴이 썩어 들어가면서도 보랏빛 꽃과 푸른 덩굴을 피워올리는 고구마 속처럼 으리으리한 것이다 시퍼런 수박을 막 쪼갰을 때 능소화 빛 색채로 흘러넘치는 여름의 내면, 가슴을 활짝 연 여름 수박에서는 절벽의 환상과 시원한 물 냄새가 퍼지고 하얀 서리의 시린 기운과 붉은 낙원의 색채가 열리는데 분명 저 아래 보이는 것은 절벽이다 절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절벽까지 왔다 절벽에 닿았다 절벽인데 절벽인데도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마음이 있다 절벽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려는 마음 낭떠러지 사랑의 전당 그것은 구도도 아니고 연애도 아니고 사랑은 꼭 그만큼 썩은 고구마, 가슴을 절개한 여름 수박, 그런 으리으리한 사랑의 낭떠러지 전당이면 된다 김승희, <사랑의 전당> 가난해서 고구마, 감자, 수제비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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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 이안
이미지 출처: https://www.fmnews.kr/?mid=view&no=18074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어린순 몇 개는 살려 두었다 내년 봄이 가까운 동네 사람들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우듬지까지 싹둑싹둑 잘라서 갔다 내년 봄이 아득한 먼 데 사람들 이안,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군 시절, 강원도 철원의 산과 들에는 언제나 먹을 것이 풍성했습니다. 지뢰 무서운 줄도 모르고 더덕 캐러 깊은 산속을 헤매었고, 겨울 대비 싸리나무 만들 즈음이면 다래 따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봄이 되면 철원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던 진달래꽃도 맛나게 먹었고, 고향에서 즐겨 먹던 두릅을 보고 반가워 냉큼 달려가 따곤 했었지요. 도시에서 살다 온 이들은 두릅을 한 나무에서 너무 많이 따면 나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고 욕심을 내더군요. 아, 잣도 올해 풍성히 거두면 다음 해는 잘 안 열리는 ‘해거리’를 하는데, “어차피 내년에 난 여기 없다”며 봉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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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아침 먹을 때 ‘점심 뭐 먹을까’를 생각하고, 점심 먹으면서는 ‘저녁에 뭐 먹지’ 고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지요. 그만큼 맛있게 먹을 수도 없겠고요. 사람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사람과 대화하면서도 휴대폰에 정신이 팔려 있거나 자꾸 다른 곳에 시선이 가 있다면 어떨까요? 나를 건성으로 대하는 이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렇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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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참회록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윤동주, <참회록> 윤동주는 1942년 1월 29일 창씨개명계를 제출합니다. ‘히라누마 도주’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성씨를 바꾼 것입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의 시 <참회록>은 창씨개명계를 제출하기 닷새 전에 쓴 작품입니다. 윤동주가 창씨개명을 하기 전 얼마나 괴로워 했었는지를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개명을 하지 않으면 학교 입학과 진학 거부는 물론, 행정기관에서 다루는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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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쌀/ 정일근
서울은 나에게 쌀을 발음해 보세요, 하고 까르르 웃는다 또 살을 발음해 보세요, 하고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나에게는 쌀이 살이고 살이 쌀인데 서울은 웃는다 쌀이 열리는 쌀 나무가 있는 줄만 알고 자란 그 서울이 농사짓는 일을 하늘의 일로 알고 살아온 우리의 농사가 쌀 한 톨 제 살점같이 귀중히 여겨온 줄 알지 못하고 제 몸의 살이 그 쌀로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래서 쌀과 살이 동음동의어라는 비밀을 까마득히 모른 채 서울은 웃는다 정일근, <쌀> 쌀을 살로 발음하는 분들, 그동안 웃은 저를 용서해주시어요. 쌀이 살이고 살이 쌀인 줄 모르고 살았네요. 쌀이 녹아 살이 되고, 살을 녹여 쌀이 됨을 몰랐어요. 내가 먹은 쌀이 내 몸의 살이 되는 거였네요. 서울은 그것도 모르면서 쌀쌀맞게 웃어요. 쌀 한 톨의 무게가 살점의 무게임을 까마득히 몰랐어요. 쌀이 살이 되고 살이 쌀이 되는 것, 그게 밥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삶이었네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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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재춘이 엄마 / 윤제림
*출처: Sk 광고 어머니 편 (2009. 08) https://youtu.be/eCeBbk6eyCM?si=ipEAxki5XKy2qWDz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 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저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 밖에 없어서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윤제림, <재춘이 엄마> 아무렴요. 생각이 모자라서, 더 근사한 이름이 없어서, 조개구이집 간판에 아들 이름을 떡 하니 내 건 게 아니겠지요. 미국에는 “Petersen and Son Plumbing”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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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눈/김수영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靈魂)과 육체(肉體)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詩人)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김수영, <눈>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이 살아 있습니다. 죽지 않고 시퍼렇게. 추락에 추락을 거듭했건만 눈은 버젓이 살아 있습니다. 어쩌면 떨어졌기에 살아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 눈에 대고 기침을 하자고, 가래를 뱉자고 시인 김수영은 말합니다. 순백의 눈 위에 가래 침을 뱉자는 심보는 뭘까 싶지만, 그 또한 살아 있음에 대한 선언일 터. 오로지 상승한 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수없이 추락을 경험했을 ‘젊은 시인’에게 김수영은 마음 놓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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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흙발로 나를 짓밟고 가더라도 나는 기꺼이 그를 안고 물을 건널 수 있을까요? 물만 건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셔도, 그가 오지 않는 날들을 눈비 맞으며 밤낮으로 또 기다릴 수 있을까요? 그분을 기다리며 날마다 날마다 낡아가는 걸 기꺼이 기뻐하며 말입니다. 세례 요한을 떠올릴 수 밖에 없네요. 그분을 위해 기꺼이 들러리가 되길 기뻐했던 사람. 행여나 자신이 주목을 받을까 하여 늘 외로운 광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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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1일1분 분량


Action Alert: 무법적인 법 집행과 ICE(이민세관단속국)의 군사화
Action Alert: 무법적인 법 집행과 ICE(이민세관단속국)의 군사화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며 … 무죄한 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자들에게 화가 있을 것입니다!” (사 5:20, 23) 복음의 중심에서 정의와 사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위치에 서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난한 자, 궁핍한 자, 사회적으로 배제된 자들을 돌보라고 촉구하였으며, 이 사명이 하나님과 언약을 지키는 것의 핵심임을 반복적으로 상기시켰습니다. 초대 기독교 공동체 역시 이방인을 환대하고, 가진 것을 팔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성경은 넓고 깊게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리고 창조된 모든 생명를 정의롭게 질서 지으라고 요구하시는 하나님을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 장로교인들도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고, 정의를 행하며, 인애를 사랑하고, 하나님과 함께 겸손히 행할 책임을 함께 감당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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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4일5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반 뼘 / 손세실리아
모 라이브 카페 구석진 자리엔 닿기만 해도 심하게 뒤뚱거려 술 쏟는 일 다반사인 원탁이 놓여있다 거기 누가 앉을까 싶지만 손님 없어 파리 날리는 날이나 월세 날 나이든 단골들 귀신같이 찾아와 아이코 어이쿠 술병 엎질러가며 작정하고 매상 올려준다는데 꿈의 반 뼘을 상실한 이들이 발목 반 뼘 잘려나간 짝다리 탁자에 앉아 서로를 부축해 온 뼘을 이루는 기막힌 광경을 지켜보다가 문득 반 뼘쯤 모자란 시를 써야겠다 생각한다 생의 의지를 반 뼘쯤 놓아버린 누군가 행간으로 걸어 들어와 온 뼘이 되는 그런 손세실리아, <반 뼘> 잘난 사람들을 보며 늘 부러웠습니다. “2% 부족해”라는 말을 흔히 하지요. 늘 그런 기분으로 살았습니다. 못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탁월하지는 않다 여겼습니다. 죽어라 해도 늘 2% 모자른 느낌이었고, 저기 앞에 그 2%을 다 채운 듯한 누군가가 보였습니다. 모자란 것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고 나서야, 아니 모자라기에 아름답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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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보자기의 비유 / 김선우
처음엔 보자기 한 장이 온전히 내 것으로 왔겠지 자고 먹고 놀고 꿈꾸었지 그러면 되었지 학교에 들어가면서 보자기는 조각나기 시작했지 8등분 16등분 24등분 정신없이 갈라지기 시작했지 어느덧 중년-- 갈가리 조각난 보자기를 기우며 사네 바늘 끝에 자주 찔리며 지금이 없는 과거의 시간을 기우네 미래를 덮지 못하는 처량한 조각보를 기우네 한번 기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어지네 그러니 청년이여 우리여 가장 안쪽 심장에 지닌 보자기 하나는 손수건만하더라도 통째로 가질 것 단풍잎만하더라도 온전히 통째일 것 온전한 단풍잎 한 장은 광야를 덮을 수 있네 김선우, <보자기의 비유> 마흔 생일이 되던 날, 허를 찔린 듯 예상치 못한 우울이 찾아왔었지요. 억울했습니다. 뭐가 억울한지, 왜 억울한지도 모른채, 마냥 억울해 했습니다. 꽤 오래 그 아픈 감정에 시달렸던 것 같아요. 이 시를 읽고 나니 알겠네요. 온전히 내 것이었던 보자기 한 장이 어느새 8등분 16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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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문을 위한 기도 / 토머스 켄
하나님, 사랑과 우정과 돌봄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넉넉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이 집의 문을 충분히 넓혀주소서. 하나님, 이 세상의 모든 질투와 자만과 혐오가 침입해 들어설 수 없을 만큼 이 집의 문을 가능한 한 좁혀주소서. 하나님, 아이들이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헛딛지 않도록 이 집의 문턱을 부드럽게 감싸주소서. 하나님, 유혹하는 손길을 강하게 물리칠 수 있도록 이 집의 문턱을 단단히 붙잡으소서. 이 문이 하나님의 나라로 향하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토머스 켄, < 문을 위한 기도> 2026년 새해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 문을 열고 들어선 우리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새해에 우리가 만나는 모든 문이 하나님 나라로 향하는 통로가 되길 빕니다. 새로 이사간 집에 초대받아 간다면 문에 손을 대고 읽어주고 싶은 시입니다. 사랑과 우정과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넓으면서도, 질투와 자만과 혐오는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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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3일1분 분량


이번 주 묵상포인트 (12/28-31)
미가 7:1-20 ‘재앙이로다 나여’라고 시작하는 탄식시(1-6절)가 7장의 서두를 열고 있다. 7-13절에서는 이스라엘의 결단을 촉구하고, 8-13절은 회중 찬양의 형식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라는 권고의 메시지를 강화한다. 7-20절은 구원의 하나님에 대한 주제로 전환되는데, 하나님에 대한 확신(7-13절)에 근거하여 하나님의 구원을 간구하고(14-17절), 다시금 구원의 확신으로 하나님을 찬양한다(18-20절). 권세를 가진 지도자들이 뇌물을 구하고 서로 결탁하여 불법을 저지르는 사회는 재앙이 있을 것이다. 이런 사회는 “사람의 원수가 곧 자기의 집안 사람”이 될 만큼 서로를 믿을 수 없게 된다(6). 하지만 범죄하여 넘어졌을지라도 끝은 아니다. 범죄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당하지만 하나님께 돌이킬 때 주께서 우리를 광명으로 다시 이끄실 것이다. 그리고 그 백성들을 열방이 주께로 돌아오게 하는 일에 쓰실 것이다. 미가서는 ‘미가’라는 말의 뜻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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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7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발에 대한 묵상 / 정호승
저에게도 발을 씻을 수 있는 기쁜 시간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길 없는 길을 허둥지둥 걸어오는 동안 발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뜨거운 숯불 위를 맨발로 걷기도 하고 절벽의 얼음 위를 허겁지겁 뛰어오기도 한 발의 수고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비로소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발에게 감사드립니다 굵은 핏줄이 툭 불거진 고단한 발등과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은 발바닥을 쓰다듬으며 깊숙이 허리 굽혀 입을 맞춥니다 정호승, <발에 대한 묵상> 하루를 마칠 때면 발이 피곤합니다. 특히 서서 일하시는 분들은 발이 퉁퉁 붓고 아프지요. 발은 온 몸의 하중을 다 받는 부분입니다. 가장 힘들고 수고하는 몸의 일부이지요. 그래서 한 가정을 위해 밖에서 힘겹게 일하는 가장의 발은 그냥 발이 아닙니다. 그 발에는 살기 위해서 몸부림쳐 온 한 남자의 혹은 한 여자의 인생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여, 그 발을 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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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7일1분 분량


이번 주 묵상포인트 (12/21-27)
미가 1:1-7:13 미 1:1에서 밝히듯이, 선지자 미가는 유다의 요담, 아하스, 히스기야 왕이 다스리던 시기에 활동하면서 유다에 만연한 불의에 대해 경고하며 주의 말씀을 전했다. 미가라는 이름은 ‘여호와와 같은 이가 누구인가’라는 뜻을 지녔는데, 특히 미가서 마지막 단락에도 “주와 같은 신이 어디 있으리이까”라고 하며 이것이 미가서의 중요한 주제임을 보여준다. 1장에서 미가 선지자는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의 죄악을 고발한다. 북이스라엘의 죄악된 모습을 남유다는 그대로 답습한다. 선지자는 이를 북이스라엘의 죄악이 예루살렘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모습으로 묘사한다. 그들은 성전으로 인해 안전할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우리의 안전은 성전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 사마리아와 예루살렘의 죄악을 고발하는 언약 소송형식이 2장에서도 계속된다. 선지나는 사회 곳곳마다 만연한 사람들의 죄악들을 더 구체적으로 고발하며,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한다. 그리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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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0일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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