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기도문
- heavenlyseed
- 4일 전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일 전


2025년 한(조선)반도 평화통일 남북공동기도주일 기도문 (남측초안)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 5장 9절)
하나님, 평화의 주님, 이 땅은 지금, 가장 어두운 새벽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긴 밤의 침묵을 가르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평화의 기척에 우리의 가슴은 다시 조용히 뛰기 시작합니다. 분단과 해방의 80년, 전쟁이 멈춘 지 72년이 흘렀지만 우리는 아직도 진정한 평화의 언약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주님, 그 오랜 시간 속에서도 당신의 자비와 평화는 단 한 순간도 멈춘 적이 없음을 믿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는 새로운 시작을 품은 하나님의 새벽임을 믿습니다.
하나님, 서로를 향해 마음의 문을 닫고, 이웃의 고통에 눈을 감으며 살아왔던 우리의 무관심과 냉소를 용서하소서. 그러나 주님, 그 오랜 담장 너머에서 서로를 향해 걸음을 떼는 작은 변화의 기운이 다시금 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느낍니다. 끊어졌던 말이 다시 들려오고, 끊겼던 숨결이 다시 살아납니다. 침묵과 적막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던 평화의 속삭임이 이제는 용기 있는 행동으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대화를 멈췄던 확성기가 꺼지고, 평화를 향한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나님, 이 모든 작은 시작들이 진실한 만남과 지속적인 평화의 길로 이어지게 하소서. 이 땅의 전쟁을 정당화해온 모든 증오와 적개가 더 이상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지 못하게 하소서. 우리가 스스로 세운 경계와 조건을 거두고, 자유롭게 오가며 서로의 아픔을 나누는 그 날을 마음 깊이 꿈꾸게 하소서. 하나님, 이 땅을 고통스럽게 갈라놓았던 전쟁과 분열의 상처 위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가 흐르게 하소서.
하나님, 우리는 39년 전 스위스의 작은 마을 글리온에서 남과 북의 교회가 함께 성만찬을 나누었던 그 감격의 순간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민과 민이 성령 안에서 하나 되게 하셨던 그 은혜의 때를 기억하며, 이제 우리가 다시 한번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어 정의와 화해, 일치의 에큐메니칼 항해를 기꺼이 함께 시작하게 하소서. 특별히, 지구 곳곳에서 전쟁과 억압으로 고통받는 하나님의 자녀들과 더불어 연대하게 하시고,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향한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여정에 우리가 책임 있게 동참하게 하소서.
하나님, 우리 안의 낙심을 일으켜 세우시고, 우리를 다시 평화의 사명으로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기꺼이 응답하게 하소서.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평화의 지대로 이 땅을 빚어가시는 주님의 뜻에 순종하며,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 생명을 향해 우리의 삶을 드리게 하소서. 지금 이 시대는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하나님의 ‘카이로스’, 은총의 때임을 믿습니다. 우리가 그 부르심에 응답하며, 사랑과 평화, 생명의 하나님을 향해 온 마음과 정성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와통일위원회)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