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농담/ 이문재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이문재, <농담>


혼자 여행을 갔다가 근사한 풍경을 만나면 어김없이 아내가 떠오르고, 뜻밖에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되면 아들 녀석이 생각나고, 인스타그램에 딱이다 싶은 장면을 만나면 우리 딸 얼굴이 어른거리고, 휴가 때 방문한 교회에서는 우리 교회 식구들 잘 있나 궁금한 걸 보면… 저 사랑하고 있는 거 맞겠지요?  


기껏 고개를 끄덕일 만한 시를 써 놓고 제목이 ‘농담’이라니, 시인 님, 지금 진짜 농담하시나요? 왜 농담일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 보고 시를 읽고 또 읽어도 쉽사리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시를 쓰신 분도 모른다고 했다니, 나 원 참. 그러다 문득 어차피 농담이라는데 뭘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나 싶어집니다. 내 맘대로 읽어도 괜찮다는 말로 받습니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어쩌면 시인은 미안했던 건 아닐까요? 지금 그대가 아픈 건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함이라고 말해 놓고, 지금 곁에 없는 그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 더 깊어지기 위함이라고 말해 놓고, 당신이 지금 외롭고 아픈 건 하나님께 더 크게 쓰임 받기 위함이라는 말 같아서, 서둘러 농담이라고 한 건 아닐까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내가 아파서 누군가에게 사랑의 종소리를 조금 더 멀리 보낼 수 있다면, 조금 더 아파도 좋겠다 싶습니다. 농담이냐고요?


“내가 너희를 생각할 때마다 나의 하나님께 감사하며…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1:3,8). 


(손태환 목사)

댓글


시카고기쁨의​교회

1-224-616-2772

info@cjcchurch.org

2328 Central Rd.

Glenview, IL 60025

  • kakao_channel
  • White Instagram Icon
  • White YouTube Icon
  • White Facebook Icon

©2020 by Chicago Joyful Community Church. 

Thanks for connecti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