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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이 시를 읽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그리스인 조르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내 앞의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 소설 속 인물이지만 마치 실존했던 것처럼 느껴지는 생생한 사람, 조르바. 


“어린아이처럼 그(조르바)는 모든 사물과 생소하게 만난다. 그는 영원히 놀라고, 왜, 어째서 하고 캐묻는다. 만사가 그에게는 기적으로 온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서 나무와 바다와 돌과 새를 보고도 그는 놀란다…. '이 기적은 도대체 무엇이지요?'" 


정현종의 꽃봉오리를 떠올리며, 카잔차스키의 조르바를 상상하며, 그때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그때 그 순간을 더 한껏 살아내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그때 한 번 더 찾아갈 걸. 그때 한 번 더 손내밀어 줄 걸.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왜 자꾸 잊어버릴까요? 때를 따라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완전하게) 하시는 창조주의 은총을 왜 놓치고 살까요? 사랑만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들인데. 부디 지금 내 곁의 사람을 최선으로 대하며, 지금 주어진 시간을 온맘으로 끌어안으며 살기로 해요. 다시 오지 않을 가장 소중한 시간, '지금'이니까.


“보라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요 보라 지금은 구원의 날이로다”(고후 6:2b).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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