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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술래는 어디 갔을까 / 한희철





술래는 어디 갔을까

어디로 갔길래 날 찾지 않을까

수수깡 속에 혼자 숨어

날은 저물고

하나 둘 밤하늘엔

별이 돋는데

술래가 무섭다고 들어간 건 아닐까

풀벌레 발끝에서 울고

나도 그만 벌레 따라 울고 싶은데

같이 놀던 친구들은 어디에 있을까

술래는 어디 갔을까

어디로 갔길래 날 찾지 않을까


- 한희철, <술래는 어디 갔을까 >


믿음의 길을 걷다 보면 꼭 내가 술래가 된 기분이 들 때가 있지요. 꽁꽁 숨어버린 하나님. 아무리 둘러봐도 보이지 않아 이제 그만 포기해 버리고 싶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시인들도 그랬나 봅니다. “여호와여 어찌하여 멀리 서시며 어찌하여 환난 때에 숨으시나이까”(시10:1).


실은 술래가 찾아주길 기다렸나 봅니다. 숨바꼭질 놀이의 묘미는 잘 숨는 데만 있지 않지요. “찾았다!” 술래가 외치는 순간, 꽁꽁 숨었던 친구도 배시시 웃으며 나오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나님도 영영 숨어버리려고 숨으시는 것이 아닙니다. 찾아주길 바라시며 슬쩍 당신을 드러내시지요. 하나님은 놀 줄 아시는 분이니까요.


때론 역할이 바뀌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피해 숨어버린 사람들도 실은 ‘이제 그만 날 좀 찾아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삽니다. “술래는 어디 갔을까/ 어디로 갔길래 날 찾지 않을까” 우리 주변에 혹 이렇게 숨어버린 이가 없는지, 한 번 더 찾아보면 어떨까요? 신앙은 놀이입니다. 자, 한바탕 놀아 보실까요?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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