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enlyseed6일 전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바람의 말 / 마종기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리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heavenlyseed5월 7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heavenlyseed4월 30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이마 / 허은실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 보았다 이마의 크기가 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 뺨 대신...
heavenlyseed4월 23일2분사순절 초록 발자국 참여 후기 - 문봉주 편집장* 이번 사순절 초록 발자국에 저희 교회 외부에서도 여러 분께서 참여를 해 주셨습니다. 그 중에 <하늘소리> 문봉주 편집장의 글을 소개합니다. (원글 바로가기) 올해는 사순절을 아주 특별하게 보냈습니다. 한국과 미 서부지역에서 연례행사라도 하듯...
heavenlyseed4월 9일2분목회 칼럼 - 우리가 난민을 환대하는 이유*사진출처: https://exodusworldservice.org/ 최근 저희 교회가 ‘세상을 이롭게, 교회를 새롭게’ 하기 위해 두 가지 사역을 새롭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후 정의 사역이고, 또 하나는 난민 환대 사역입니다. 지난...
heavenlyseed4월 2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절망/ 김수영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heavenlyseed3월 26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봄날 / 이문재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찰칵...
heavenlyseed3월 19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김선우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heavenlyseed3월 12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어떤 경우/ 이문재*사진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mH59j-e1OV4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heavenlyseed3월 5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길가의 돌/ 정종수나 죽어 하느님 앞에 설 때 여기 세상에서 한 일이 무엇이냐 한 사람 한 사람 붙들고 물으시면 나는 맨 끝줄에 가 설 거야 내 차례가 오면 나는 슬그머니 다시 끝줄로 돌아가 설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세상에서 한 일이 없어 끝줄로 가 서...
heavenlyseed2월 26일2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시인의 용도/ 마종기시인이 되고 싶습니다. 시인의 용도는 무엇입니까. 이디오피아에서, 소말리아에서 중앙아프리카에서 굶고 굶어서 가죽만 거칠어진 수백 수천의 어린이가 검게 말라서 매일 쓰레기처럼 죽고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베트남에서 오늘은 해골을 굴리고 놀고...
heavenlyseed2월 19일1분사랑으로 길을 내다/ 윤상혁사랑으로 길을 내다 사람들은 내게 북한에서 사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는다. 왜 힘들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견디고서라도 세상에서 가장 연약한 아이들을 섬길 수 있는 특권을 얻었다는 것이 기쁘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heavenlyseed2월 12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그 이불을 덮고 / 나희덕노고단 올라가는 양지녘 바람이 불러모은 마른 영혼들 졸참나무잎서어나무잎낙엽송잎당단풍잎 느티나무잎팽나무잎산벚나무잎나도밤나무잎 그 이불을 덮고 한겨울 어린 풀들이 한 열흘은 더 살아간다 화엄사 뒷산 날개도 다 굳지 않은 날벌레들 벌써 눈뜨고...
heavenlyseed2월 5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새싹 하나가 나기까지는 / 경종호비가 오면 생기던 웅덩이에 씨앗 하나가 떨어졌지. 바람은 나뭇잎을 데려와 슬그머니 덮어 주고 겨울 내내 나뭇잎 온몸이 꽁꽁 얼 만큼 추웠지만 가만히 있어 주었지. 봄이 되고 벽돌담을 돌던 햇살이 스윽 손을 내밀었어. 그때, 땅강아지는 엉덩이를...
heavenlyseed1월 29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이사 가는 날 / 하청호* 그림은 야마모토 쇼조 글/ 스즈키 마모루 그림의 <이사 가는 날> 이사 가는 날 헤진 동화책과 낡은 장난감이 서로 눈치를 본다. '나는 데려갈 거야' 헌 책상과 의자도 마음이 초조하다. '나는 영이와 함께 공부했으니까 데리고 갈 거야' 이사...
heavenlyseed1월 22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흔들린다 / 함민복집에 그늘이 너무 크게 들어 아주 베어버린다고 참죽나무 균형 살피며 가지 먼저 베어 내려오는 익선이 형이 아슬아슬하다 나무는 가지를 벨 때마다 흔들림이 심해지고 흔들림에 흔들림 가지가 무성해져 나무는 부들부들 몸통을 떤다 나무는 최선을 다해...
heavenlyseed1월 8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푸른 곰팡이 / 이문재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 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heavenlyseed1월 1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첫 마음/ 정채봉1월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학교에 입학하여 새 책을 앞에 놓고 하루 일과표를 짜던 영롱한 첫 마음으로 공부를 한다면, 사랑하는 사이가, 처음 눈을 맞던 날의 떨림으로 내내 계속된다면, 첫 출근하는 날,...
heavenlyseed2021년 12월 24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당신, 참 애썼다 / 정희재당신, 참 애썼다 / 정희재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heavenlyseed2021년 12월 18일1분시를 잊은 성도에게 - 크리스마스의 과업 / 하워드 서먼천사들의 노래가 조용해질 때 하늘의 별들이 사라졌을 때, 왕들과 왕자들이 편안히 머무를 때, 목동들이 그들의 양떼에게로 돌아갔을 때, 크리스마스의 과업은 시작됩니다. 잃어버린 사람들을 찾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고치며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고 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