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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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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다행이라는 말/ 천양희
환승역 계단에서 그녀를 보았다 팔다리가 뒤틀려 온전한 곳이 한군데도 없어 보이는 그녀와 등에 업힌 아기 그 앞을 지날 때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돈을 건넨 적도 없다 나의 섣부른 동정에 내가 머뭇거려 얼른 그곳을 벗어났다 그래서 더 그녀와 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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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입주/ 최종천
친구들은 다 아파트로 이사 가는데 우리는 언제 이사 갈 거야 아빠! 하며 대들던 녀석이 그날 밤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물난리 후 처음으로 아내와 집 한 채 짓고 싶은 밤이었다 녀석을 가운데 두고 셋이서 한몸이었다 그렇게라도 아쉬운 대로 집 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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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말하라, 모든 진실을,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에밀리 디킨슨
말하라, 모든 진실을, 하지만 비스듬하게 말하라 성공은 에두르는 데에 있다 우리의 허약한 기쁨에게 너무 밝은 진실은 너무 큰 놀라움이니 마치 친절한 설명으로 천천히 아이들의 눈을 밝히듯 진실도 차츰차츰 광채를 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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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1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생존 수영/ 박은지
우리는 많은 일을 함께했지 너에게 수영을 배운 건 정말 잘한 일이야 평소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가 가진 숨은 이 정도라는 것 깊이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 눕기만 하면 돼, 동작이나 호흡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별일 아니라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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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그렇게 소중했던가/ 이성복
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 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잡지나 뒤적이다 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볼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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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2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저수지 /권정우
자기 안에 발 담그는 것들을 물에 젖게 하는 법이 없다 모난 돌맹이라고 모난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검은 돌맹이라고 검은 파문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산이고 구름이고 물가에 늘어선 나무며 나는 새까지 겹쳐서 들어가도 어느 것 하나 상처 입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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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나무가 있는 풍경 / 마종기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네 옆에 있다. 흐린 아침 미사 중에 들은 한 구절이 창백한 나라에서 내리는 성긴 눈발이 되어 옷깃 여미고 주위를 살피게 하네요. 누구요? 안 보이는 것은 아직도 안 보이고 잎과 열매 다 잃은 백양나무 하나가 울고...
admin CJCC
2022년 9월 3일1분 분량


김기석 목사 초청 말씀 사경회를 앞두고
“목회자이자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글은 언제나 잔잔하면서도 풍요롭다. 그건 참 묘한 경험이다. 침착함 속에 넘치는 열정과 그저 무심한 듯 지나치는 것 같으면서도 깊숙이 응시하는 성찰의 힘을 느끼게 된다. 그의 영혼 속에 마르지 않는 우물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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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0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스며드는 것 / 안도현
*영화 <행복을 찾아서>중 한 장면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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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3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내 마음 / 박금분
빨리 죽어야 데는데 십게 죽지도 아나고 참 죽겐네 몸이 아푸마 빨리 주거여지 시푸고 재매끼 놀 때는 좀 사라야지 시푸다 내 마음이 이래 와따가따 한다 - 박금분 <내 마음> 다큐멘타리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주연 배우 박금분 할머니께서 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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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1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무지개 / 이홍섭
서산 너머에서 밤새 운 자 누구인가 아침 일찍 무지개가 떴네 슬픔이 저리도 둥글 수 있다면 내 낡은 옷가지 서넛 걸어놓고 산너머 당신을 만나러 갈 수 있겠다 아픔이 저리도 봉긋할 수 있다면 분홍빛 당신의 가슴에 내 지친 머리를 파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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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9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진경 / 손세실리아
북한산 백화사 굽잇길 오랜 노역으로 활처럼 휜 등 명아주 지팡이에 떠받치고 무쇠 걸음 중인 노파 뒤를 발목 잘린 유기견이 묵묵히 따르고 있습니다 가쁜 생의 고비 혼자 건너게 할 수 없다며 눈에 밟힌다며 절룩절룩 쩔뚝쩔뚝 - 손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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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마종기
(아내는 맛있게 끓는 국물에서 며루치를 하나씩 집어내버렸다. 국물을 다 낸 며루치는 버려야지요. 볼썽도 없고 맛도 없으니까요.) 며루치는 국물만 내고 끝장인가. 뜨겁게 끓던 그 어려운 시대에도 며루치는 곳곳에서 온몸을 던졌다. (며루치는 비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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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밖에 더 많다/ 이문재
내 안에도 많지만 바깥에도 많다 현금보다 카드가 더 많은 지갑도 나다 삼년 전 포스터가 들어 있는 가죽 가방도 나다 이사할 때 테이프로 봉해둔 책상 맨 아래 서랍 패스트푸드가 썩고 있는 냉장고 속도 다 나다 바깥에 내가 더 많다 내가 먹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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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여 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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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야생의 평화 / 웬델 베리
야생의 평화 / 웬델 베리 세상에 대한 절망이 내 안에 자랄 때 그리고 나와 내 아이들의 삶이 어찌될까 걱정하다가 한밤 중에 아주 작은 소리에도 잠을 깰 때면 나는 청둥오리들이 자신의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큰 왜가리가 먹이를 먹고 있는 호숫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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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바람의 말 /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 나무 하나 심어 놓으리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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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1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 정채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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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이마 / 허은실
타인의 손에 이마를 맡기고 있을 때 나는 조금 선량해지는 것 같아 너의 양쪽 손으로 이어진 이마와 이마의 아득한 뒤편을 나는 눈을 감고 걸어가 보았다 이마의 크기가 손바닥의 크기와 비슷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가난한 나의 이마가 부끄러워 뺨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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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30일1분 분량


사순절 초록 발자국 참여 후기 - 문봉주 편집장
* 이번 사순절 초록 발자국에 저희 교회 외부에서도 여러 분께서 참여를 해 주셨습니다. 그 중에 <하늘소리> 문봉주 편집장의 글을 소개합니다. (원글 바로가기) 올해는 사순절을 아주 특별하게 보냈습니다. 한국과 미 서부지역에서 연례행사라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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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23일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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