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손태환 목사 칼럼
검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천원집/ 이대흠
우리 동네 삼거리엔 구멍가게 하나 있는데요 가게나 점방이라는 간판도 없이 한 사십여 년 장사하는 집인데요 팔순인 월평 할머니가 하루에 과자나 두어 봉지 파는 곳인데요 물건 사러 온 손님이 가격표 보고 알아서 돈 주고 가고 외상값 같은 것도 알아서...
heavenlyseed
2024년 1월 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넉 점 반 / 윤석중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 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heavenlyseed
2023년 12월 3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하나님 놀다 가세요 /신현정
하나님 거기서 화내며 잔뜩 부어 있지 마세요 오늘따라 뭉게구름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들판은 파랑물이 들고 염소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는데 정 그렇다면 하나님 이쪽으로 내려오세요 풀 뜯고 노는 염소들과 섞이세요 염소들의 살랑살랑 나부끼는 거룩한...
heavenlyseed
2023년 12월 1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늙은 꽃 /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 다 써 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heavenlyseed
2023년 12월 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물결 표시 / 한정원
짧은 물결 표시 ~ 안에서 그가 긴 잠을 자고 있다 휘자(諱字) 옆에 새겨진 단단한 숫자 '1933년 3월 18일~2010년 4월 22일' 웃고 명령하고 밥을 먹던 거대한 육체가 물결 표시 위에서 잠깐 출렁거린다 햇빛이고 그늘이고 모래 산이던,...
heavenlyseed
2023년 11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알전구 /이명수
재래시장에 시(詩)가 있다 집집마다 알전구가 달려 있는 서산 어물전 한 귀퉁이 알전구 옆 경고문 – 이곳 전구를 빼간 도둑님아! 너희 집은 밝으냐 오늘도 빼가 봐 – 알전구가 눈을 부라리고 있다 살아내는 일이 100촉 알전구만큼 뜨겁다 -...
heavenlyseed
2023년 11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더 먼저 더 오래/ 고정희
더 먼저 기다리고 더 오래 기다리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기다리는 고통 중에 사랑의 의미를 터득할 것이요 더 먼저 달려가고 더 나중까지 서 있는 사랑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서 있는 아픔 중에 사랑의 길을 발견할 것이요 더 먼저 문을 두드리고...
heavenlyseed
2023년 11월 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난독증/ 여태천
진지하게 뜻을 내비쳤을 때 세상은 갑자기 사라진다 구름이 해를 가리는 것과는 다른 기분으로 행간은 보이지 않는다 묵독도 낭독도 허락하지 않고 너의 혀는 멀리서 움직인다 길가에 지은 집처럼 너무 많은 밑줄이 너를 지나갔다 아무도 모르는 당신의...
heavenlyseed
2023년 10월 2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시 원고를 불태우고 / 이규보
소년 시절 노래라고 끄적거리느라 붓만 잡으면 원체 거침없었네. 스스로 아름다운 구슬처럼 여겨 누가 감히 흠을 잡을까 했네. 나중에 찬찬히 다시 보니까 한 편 한 편 좋은 구절 하나 없구나. 차마 글 상자를 더럽힐 수 없어 아침 짓는 아궁이에 넣어...
heavenlyseed
2023년 10월 2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그대 있음에 / 김남조
그대의 근심 있는 곳에 나를 불러 손 잡게 하라 큰 기쁨과 조용한 갈망이 그대 있음에 내 맘에 자라거늘 오, 그리움이여 그대 있음에 내가 있네 나를 불러 손 잡게 해 그대의 사랑 문을 열 때 내가 있어 그 빛에 살게 해 사는 것의 외롭고 고단함...
heavenlyseed
2023년 10월 1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세상의 등뼈/ 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admin CJCC
2023년 10월 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시(詩) /파블로 네루다, 정현종 옮김
그러니까 그 나이였어......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 아냐,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말도 아니었으며, 침묵도 아니었어, 하여간 어떤 길거리에서 나를...
admin CJCC
2023년 9월 3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숨바꼭질 / 정을순
오만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 ㄱ ㄱ ㄱ 부침개 접시에 ㅇ ㅇ ㅇ 달아 놓은 곶감엔 ㅎ ㅎ ㅎ 제 아무리 숨어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 정을순, <숨바꼭질> 경남 거창군청 문해(文解)교실에서 정을순...
heavenlyseed
2023년 9월 1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별을 보며/ 이성선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바라보면 너 눈물같은 빛남...
heavenlyseed
2023년 9월 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올여름의 인생공부 / 최승자
엘튼 존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맥글린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X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XX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 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heavenlyseed
2023년 8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달 따러 가자 (한희철 목사 글)
달 따러 가자 한희철 윤석중 선생님이 만든 ‘달 따러 가자’는 모르지 않던 노래였다. “얘들아 나오너라 달 따러 가자/ 장대들고 망태 메고 뒷동산으로/ 뒷동산에 올라가 무동을 타고/ 장대로 달을 따서 망태에 담자” 지금도 흥얼흥얼 따라 부를 수가...
heavenlyseed
2023년 8월 19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음악감상 / 윤병무
만일 전화 통화 후 나의 동료 직원이 여러 경로를 거쳐 해고 조치된다면 나도 사표를 준비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장시간에 걸친 전화 통화는 동료 직원의 인내심으로 조용히 끝났기 때문이다 나는 곧바로...
heavenlyseed
2023년 8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엄마의 지갑에는/ 박예분
항상 두둑한 엄마 지갑 만날 돈 없다는 건 다 거짓말 같아. 엄마는 두꺼운 지갑을 열어보며 혼자서 방긋 웃기도 하지. 돈이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나는 몹시 궁금해서 살짝 열어봤지. 에계계, 달랑 천 원짜리 두 장 뿐이었어. 대신 그 속에 어릴 적...
heavenlyseed
2023년 8월 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코스모스 /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 김사인, <코스모스> 코스모스를 보며 고향을 떠올리는 거야 한국인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정서이겠지만,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heavenlyseed
2023년 7월 29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버스에서 / 함민복
임산부와 함께 앉게 되었네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와 동행하게 되었네 아이와의 인연으로 내 인생이 길어지자 나는 무상으로 어려지네 버스가 조금만 덜컹거려도 미안한 마음 일고 따갑게 창문 통과하는 햇살 밉다가 길가에 핀 환한 코스모스...
heavenlyseed
2023년 7월 22일1분 분량
bottom of p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