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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환 목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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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비가 오신다 / 이대흠
서울이나 광주에서는 비가 온다는 말의 뜻을 알 수가 없다 비가 온다는 말은 장흥이나 강진 그도 아니면 구강포쯤 가야 이해가 된다 내리는 비야 내리는 비이지만 비가 걸어서 오거나 달려오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어떨 때 비는 싸우러 오는 병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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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봄/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여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 <봄> 제 차례를 기다리던 성격 급한 여름이 그새를 못 참고 먼저 와 버렸네요. 겨울 옷을 그대로 둔 채 여름 옷을 꺼내 입은 한 주였습니다. 뒤늦게 정신 차린 봄이 ‘눈 부비며’ 더디 오고 있겠지요. 겨울이 유독 긴 시카고에 살며, 그렇잖아도 좋아하는 이성복 시인의 <봄>이 애송시가 되었습니다. 어디서 한눈을 팔고 있는지, 누구와 한판 씨름을 벌이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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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1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꽃자리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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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미카엘라 / 윤한로
밥하고 똥치고 빨래하던 손으로 기도한다 기도하던 손으로 밥하고 빨래하고 전기도 고친다 애오라지 짧고 뭉툭할 뿐인 미카엘라의 손 꼭, 오그라붙은 레슬링 선수 귀 같다 - 윤한로, <미카엘라> 밥하고 똥치고 빨래하는 손과 기도하는 손은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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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8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처음처럼 / 안도현
이사를 가려고 아버지가 벽에 걸린 액자를 떼어냈다 바로 그 자리에 빛이 바래지 않은 벽지가 새것 그대로 남아 있다 이 집에 이사 와서 벽지를 처음 바를 때 그 마음 그 첫 마음, 떠나더라도 잊지 말라고 액자 크기만큼 하얗게 남아 있다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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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3월 1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흙 / 문정희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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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5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저녁 / 복효근
어둠이 한기처럼 스며들고 배 속에 붕어 새끼 두어 마리 요동을 칠 때 학교 앞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 먼저 와 기다리던 선재가 내가 멘 책가방 지퍼가 열렸다며 닫아 주었다. 아무도 없는 집 썰렁한 내 방까지 붕어빵 냄새가 따라왔다. 학교에서 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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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6일1분 분량


성경을 손으로 쓴다는 것
성경을 손으로 쓴다는 것 “연필로 글을 쓰면 팔목과 어깨가 아프고, 빼고 지우고 다시 끼워 맞추는 일이 힘들다. 그러나 연필로 쓰면, 내 몸이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나에게 소중하다. 나는 이 느낌이 없이는 한 줄도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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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1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딸을 위한 시 / 마종하
한 시인이 어린 딸에게 말했다 착한 사람도, 공부 잘하는 사람도 다 말고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라고 겨울 창가의 양파는 어떻게 뿌리를 내리며 사람은 언제 웃고, 언제 우는지를 오늘은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안 싸 온 아이가 누구인가를 살펴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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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4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아네스의 노래 / 이창동
아녜스의 노래 / 이창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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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8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까치설날 / 이정록
까치설날 아침입니다. 전화기 너머 당신의 젖은 눈빛과 당신의 떨리는 손을 만나러 갑니다. 일곱 시간 만에 도착한 고향, 바깥마당에 차를 대자마자 화가 치미네요. 하느님, 이 모자란 놈을 다스려주십시오. 제가 선물한 점퍼로 마당가 수도 펌프를 감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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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 박노해
그토록 애써온 일들이 잘 안 될 때 이렇게 의로운 일이 잘 안 될 때 나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뜻인가" 길게 보면 다 하늘이 하시는 일인데 이 일이 아니라 다른 일을 시키시려는 건 아닌가 하늘 일을 마치 내 것인 양 나서서 내 뜻과 욕심이 참뜻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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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14일2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강 /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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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우리라는 이름만으로 행복하여라 /이채
만남에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니 진실로 반갑고 헤어짐에 보고픔이 가득하니 한결같은 우애로다 말로써 상처를 입히지 아니하니 사려 또한 깊고 돌아서서 헐뜯지 아니하니 고맙기 그지없어라 나누는 일에 인색하지 아니하니 천심이 따로 없고 베푸는 일에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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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인도로 가는 길/ 월트 휘트먼
After the great captains and engineers have accomplish'd their work, After the noble inventors, after the scientists, the chemist,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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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7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사랑의 발명 / 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 아무도 없는 산비탈에 구덩이를 파고 들어가 누워 곡기를 끊겠다고 너는 말했지 나라도 곁에 없으면 당장 일어나 산으로 떠날 것처럼 두 손에 심장을 꺼내 쥔 사람처럼 취해 말했지 나는 너무도 놀라 번개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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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조용한 일 / 김사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김사인, <조용한 일> 살다 보면 그런 때가 있지요. 아무리 몸부림 쳐 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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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30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귀/ 장옥관
젖은 티슈 한 통 다 말아내도록 속수무책 가라앉는 몸을 번갈아 눌러대던 인턴들도 마침내 손들고 산소 호흡기를 떼어내려는 순간, 스무 살 막내 동생이 제 누나 손 잡고 속삭였다. “누나, 사랑해!” 사랑해라는 말, 메아리쳐 어디에 닿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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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6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11월 / 나태주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겠습니다. - 나태주, <11월> 10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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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2일1분 분량


시를 잊은 성도에게 - 다시, 다시는/ 나희덕
문을 뜯고 네가 살던 집에 들어갔다 문을 열어줄 네가 없기에 네 삶의 비밀번호는 무엇이었을까 더 이상 세상에 세 들어 살지 않는 너는 대답이 없고 열쇠공의 손을 빌려 너의 집에 들어갔다 금방이라도 걸어 나갈 것 같은 신발들 식탁 위에 흩어져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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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5일1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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