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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 이안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어린순 몇 개는 살려 두었다

내년 봄이 가까운 

동네 사람들


뒷산 두릅밭 지나가면서

우듬지까지 싹둑싹둑 잘라서 갔다

내년 봄이 아득한 

먼 데 사람들


  • 이안, <동네 사람 먼 데 사람>


군 시절, 강원도 철원의 산과 들에는 언제나 먹을 것이 풍성했습니다. 지뢰 무서운 줄도 모르고 더덕 캐러 깊은 산속을 헤매었고, 겨울 대비 싸리나무 만들 즈음이면 다래 따는 재미도 쏠쏠했지요. 봄이 되면 철원 산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던 진달래꽃도 맛나게 먹었고, 고향에서 즐겨 먹던 두릅을 보고 반가워 냉큼 달려가 따곤 했었지요. 


도시에서 살다 온 이들은 두릅을 한 나무에서 너무 많이 따면 나무가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모르고 욕심을 내더군요. 아, 잣도 올해 풍성히 거두면 다음 해는 잘 안 열리는 ‘해거리’를 하는데, “어차피 내년에 난 여기 없다”며 봉지에 가득 담던 고참들 생각도 나네요. 다들 “내년 봄이 아득한 먼 데 사람들”이었네요. 


같은 봄인데 어떤 이에게는 가깝고 다른 이에는 아득합니다. 희망도 그렇겠지요? 점점 더 각박해지는 이 시절에 필요한 건, 가까운 내년 봄을 위해 어린 순 몇 개 남겨두는 마음 아닐까 싶습니다. 다음의 세대를 위해 조금 남겨 두고, 조금 아껴 쓰고, 함부로 버리지 않고, 쓰더라도 ‘싹둑싹둑’ 아니라 조심조심 대하는 마음. 


우리는 때가 되면 그분이 다시 오실 것을 믿고 기다립니다. 그날이 아득한 ‘먼 데 사람들’이 아니라, 그날이 엄청 가까운 ‘동네 사람들'로 살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마라나타!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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