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 - 세월의 강물 / 장 루슬로
- heavenlyseed
- 5월 16일
- 1분 분량
다친 달팽이를 보게 되거든
도우려들지 마라.
그 스스로 궁지에서 벗어날 것이다.
당신의 도움은 그를 화나게 만들거나
상심하게 만들 것이다.
하늘의 여러 시렁 가운데서
제자리를 떠난 별을 보게 되거든
별에게 충고하고 싶더라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고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장 루슬로, <세월의 강물>
가족끼리 식사를 할 때면, 아내가 저를 보며 손을 흔들거나 아이들이 킥킥대고 웃을 때가 많습니다. 밥 먹으면서도 창문 밖을 쳐다보며 딴 생각에 잠기는 제 습관 때문입니다. 밥 먹을 때는 그 식탁에 집중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 하건만, 오랜 버릇이 잘 고쳐지지가 않습니다. 심지어 가끔은 자면서도 생각을 하고, 꿈 속에서도 설교 준비를 합니다.
쉬는 것이 낯섭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가장 어색합니다. 휴가 첫 며칠 간은 죄책감 비슷한 감정마저 듭니다. ‘이래도 돼나’ 싶습니다. 그래서 안식은 하고 싶을 때 언제나 할 수 있는 여유로운 자의 휴식이 아니라, 쉬고 싶지 않은 자가 순종해야 하는 명령이며 쉴 수 없는 이에게 주어져야 하는 권리입니다. 저명한 구약학자 월터 브루그만은 <안식일은 저항이다>라고 말합니다. 위 시처럼, “더 빨리 흐르라고” 등 떠미는 사회를 향해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라”고 외치는 저항입니다.
교우들께서 이 글을 읽으실 즈음, 저는 오랜만에 설교자가 아닌 한 사람의 예배자가 되는 낯선 평화를 누리고 있겠지요. 쉼 없이 등 떠밀려 흘러가고 있는 교우들과 이웃들을 생각하며 기도를 올립니다. 오늘 이 시가 주님의 음성처럼 들리네요.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라. 강물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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