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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처음 뉴욕 JFK 공항에 도착하던 날, 이민 가방 4개를 턱 하니 카트에 실어 도와주던 이를 보며 ‘미국인들이 참 친절하구나’ 안심했었지요. 이내 팁을 달라고 하는 말에 홀린 듯 생돈 5불을 주기 전까지는요. 그렇게 정신없이 공항을 나와 학교로 향하는데… 아, 하늘에 덩그러니 떠 있는 거예요. 달이, 한국에서 보던 달과 똑같이 생긴 달이. 


저 달이 위로가 될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지요.” 아버지 장례 치르고 돌아오던 날에는 그 달이 통곡이 될 줄도 몰랐고, 홀로 되신 어머니 생각하다 사무친 그리움이 될 줄도 몰랐고요. 밤마다 돋는 날이 그리움이고 설움인 줄, 시 속 화자는 “예전엔 미처” 몰랐답니다. 그것이 설움인 줄 알기까지 그에게 어떤 절절한 사연들이 있었던 걸까요. 


어떤 감정은 제대로 알기까지 세월이 필요한가 봐요. “갖은 설움”은 “우리가 스무 살이 넘도록 배우지 못한” 것이라고, 장석남 시인이 그랬잖아요. 젊을 때는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 모르던 달이 서럽게 보이고, 무심코 지나갔던 들꽃 곁에 이제는 한참을 머물러 외로움 달래주고, 아픈 맘 애써 감추는 이를 보며 ‘저 속이 오죽할까’ 헤아리게 될 줄은 정말이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어버이 주일이네요.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분들의 마음을 이제는 조금 알 나이가 된 걸까요. 수십 년 말씀을 듣고 전하면서도 여전히 헤아리지 못하는 하늘 아버지의 마음. 언제쯤 나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말하게 될까요? 문득 떠오르는 가사를 오늘의 기도로 삼습니다. 


“나의 마음이 아버지의 마음 알아 내 모든 뜻 아버지의 뜻이 될 수 있기를”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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