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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쌀/ 정일근


서울은 나에게 쌀을 발음해 보세요, 하고 까르르 웃는다

또 살을 발음해 보세요, 하고 까르르 까르르 웃는다

나에게는 쌀이 살이고 살이 쌀인데 서울은 웃는다

쌀이 열리는 쌀 나무가 있는 줄만 알고 자란 그 서울이

농사짓는 일을 하늘의 일로 알고 살아온 우리의 농사가

쌀 한 톨 제 살점같이 귀중히 여겨온 줄 알지 못하고

제 몸의 살이 그 쌀로 만들어지는 줄도 모르고

그래서 쌀과 살이 동음동의어라는 비밀을 까마득히 모른 채

서울은 웃는다


  • 정일근, <쌀>


쌀을 살로 발음하는 분들, 

그동안 웃은 저를 용서해주시어요. 

쌀이 살이고 살이 쌀인 줄 모르고 살았네요. 

쌀이 녹아 살이 되고, 

살을 녹여 쌀이 됨을 몰랐어요. 

내가 먹은 쌀이 내 몸의 살이 되는 거였네요. 

서울은 그것도 모르면서 

쌀쌀맞게 웃어요.

쌀 한 톨의 무게가 살점의 무게임을 

까마득히 몰랐어요. 

쌀이 살이 되고 살이 쌀이 되는 것,

그게 

밥이 되어 오신 예수님의 삶이었네요.


오늘 저녁은 쌀밥 살살 씹으며 참회하려 해요.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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