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 - 재춘이 엄마 / 윤제림
- heavenlyseed
- 2월 14일
- 2분 분량

*출처: Sk 광고 어머니 편 (2009. 08)https://youtu.be/eCeBbk6eyCM?si=ipEAxki5XKy2qWDz
재춘이 엄마가 이 바닷가에 조개구이집을 낼 때
생각이 모자라서 그보다 더 멋진 이름이 없어서
그냥 ‘재춘이네’ 라는 간판을 단 것은 아니다.
재춘이 엄마뿐이 아니다.
보아라, 저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재춘이 엄마가 저 간월암(看月庵)같은 절에 가서
기왓장에 이름을 쓸 때,
생각나는 이름이 재춘이 밖에 없어서
‘김재춘’이라고만 써놓고 오는 것은 아니다.
가서 보아라, 갑수 엄마가 쓴 최갑수, 병섭이 엄마가 쓴 서병섭,
상규 엄마가 쓴 김상규, 병호 엄마가 쓴 엄병호.
재춘아, 공부 잘해라!
윤제림, <재춘이 엄마>
아무렴요. 생각이 모자라서, 더 근사한 이름이 없어서, 조개구이집 간판에 아들 이름을 떡 하니 내 건 게 아니겠지요. 미국에는 “Petersen and Son Plumbing” 처럼 본인 이름을 앞에 쓰는데, 한국은 유독 자식 이름을 내세운 가게가 많아요. 재춘이 엄마만이 아니죠. 갑수네, 병섭이네, 상규네, 병호네… (아, 저희 아버지 가게 이름이 태환이네가 아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절에 가서 이름 적고 빌 때도 재춘이 엄마는 김재춘, 갑수 엄마는 최갑수, 병섭이 엄마는 서병섭… 교회에서 헌금할 때도 본인 이름 대신 자식 이름 적어 내는 교인들이 있다더군요. 자식의 이름에 자신의 인생과 희망과 소원까지 다 담아 사는 엄마들… 언젠가 SK 기업 광고에서 이 시를 소개하며 “자식의 이름으로 사는 그게 엄마의 행복인 게다”라고 해서 ‘올해의 좋은 광고상’을 받았다지요? 그 행복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 이름을 잃고 사는 수많은 ‘재춘이 엄마’들의 이름이 문득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하나 더, 저 집들에 딸은 없었을까 하는 질문도.
하나님은 우리의 이름을 아시며 심지어 내 이름을 그분의 손바닥에 새기셨다고 하세요(사49:16). 주 앞에 설 때 우리는 누구의 무엇 또는 무엇의 누구로 서지 않을 것입니다. 주께서 “재춘이 엄마야” 하고 나를 부르실 리 없지요. 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 앞에 단독자로 서는 겁니다. 요즘 나는 오롯이 나로 살아가고 있을까요? 그분 앞에 서는 날 “너는 누구냐” 하실 때 크게 외칠 내 이름으로.
“양은 그의 음성을 듣나니 그가 자기 양의 이름을 각각 불러 인도하여 내느니라”(요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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