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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작성자 사진: heavenlyseedheavenlyseed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여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 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너무 낭만적인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직 살지 않은 날이 ‘최고의 날들’일 거라고 믿기에는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발견되지 않은 ‘가장 밝은 별’을 기대하며 살기에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다 여겼습니다. 시인이 아직 인생을 잘 모르나보다 생각했습니다. 이 시가 감옥에서 쓰여졌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낭만적 혁명가로 불리는 튀르키예 출신의 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 그의 시는 50여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세계에 소개되었지만 조국에서 그는 정치적 이유로 박해를 받으며 고된 삶을 살았습니다. 28년 형을 언도받고 12년을 감옥에서 사는 동안 그는 수많은 시를 썼고, 이 시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시인은 그 어둡고 차가운 감옥 안에서 아직 쓰여지지 않은 ‘가장 훌륭한 시’를 꿈꾸며 쓰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은 시절입니다. 새해 소망을 품기가 겁이 나고, 새해 결심 해봤자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 만난 이 시에 문득 부끄러워집니다. 세상이 무너진 자리에서 사자와 어린 양이 함께 뛰어노는 세상을 꿈꿨던 이사야, 로마의 감옥에서 여전히 푯대를 향해 달려간다고 했던 사도 바울, 유배된 섬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았던 사도 요한, 나치의 폭정 속에서도 주님의 선한 능력을 믿었던 디트리히 본회퍼가 우리의 선배들임을 잊고 있었습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하나 마음에 품고, 2025년 새해 다시 걸어보시지요. 진정한 여행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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