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잊은 성도에게 -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 heavenlyseed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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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4시간 전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흙발로 나를 짓밟고 가더라도 나는 기꺼이 그를 안고 물을 건널 수 있을까요? 물만 건너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셔도, 그가 오지 않는 날들을 눈비 맞으며 밤낮으로 또 기다릴 수 있을까요? 그분을 기다리며 날마다 날마다 낡아가는 걸 기꺼이 기뻐하며 말입니다.
세례 요한을 떠올릴 수 밖에 없네요. 그분을 위해 기꺼이 들러리가 되길 기뻐했던 사람. 행여나 자신이 주목을 받을까 하여 늘 외로운 광야를 향해 걸어갔던 사람. 그분을 기다리며 낡아가다가 끝내 사그라졌던 그 사람. “나는 이러한 기쁨으로 충만하였노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3:29b-30).
이제 그만 좀 와 주시지… 오셔서 이 세상 조율 한 번 해 주시지… 이토록 간절했던 적이 있을까 싶습니다. 요한의 시대도 그랬겠지요. 그 간절함을 안고 매일 그가 오실 길을 닦으며 목이 터져라 외쳤겠지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우리의 가온다 그가 오십니다. 기꺼이 그분의 나룻배가 되는 것, 12살 생일을 맞은 우리의 기도로 삼으면 참 좋겠습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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