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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올여름의 인생공부 / 최승자


엘튼 존은 자신의 예술성이 한물갔음을 입증했고

돈 맥글린은 아예 뽕짝으로 나섰다.

송X식은 더욱 원숙해졌지만

자칫하면 서XX처럼 될지도 몰랐고

그건 이제 썩을 일 밖에 남지 않은 무르익은 참외라는 뜻일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르게 사랑하는 법

감추는 법 건너뛰는 법 부정하는 법.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배후를

손가락으로 후벼 팔 것

절대로 달관하지 말 것

절대로 도통하지 말 것

언제나 아이처럼 울 것


아이처럼 배고파 울 것

그리고 가능한 한 아이처럼 웃을 것

한 아이와 재미있게 노는 다른 한 아이처럼 웃을 것.


- 최승자, <올여름의 인생공부> 중에서


나이가 들면 저절로 성숙해지거나 원숙해지는 줄 알았습니다. 다 아는 듯 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어른을 보면 정말 다 아는 줄 알았습니다. 그 심드렁한 무표정이 설마 썩음의 조짐이거나 징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푹푹 찌는 여름에 시인은 ‘무르익은 참외는 썩을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인생공부에 이릅니다.


“그러므로, 썩지 않으려면" 다르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신앙의 연륜이 쌓일수록 뻔한 말로 가득차게 되는 기도를 고쳐 ‘다르게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내 편'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다르게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인생공부의 선생님은 아이들입니다. 아이처럼 울고 아이처럼 웃는 겁니다. 와! 하고 놀라는 겁니다. 왜요? 라고 묻는 겁니다. 한마디 가르치기보다 한말씀 배우는 겁니다. 절대로 달관하거나 도통하지 말고. 필사적으로. 썩을 일만 남은 참외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돌이켜서 어린이들과 같이 되지 않으면, 절대로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마18:3)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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