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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성도에게 - 의자 / 이정록



이민개혁안 통과를 위한 기도 요청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

의자 몇개 내 놓는 거여


- 이정록, <의자>

지난 7월 16일 텍사스 연방 법원에서 다카 프로그램이 불법이라며 계류 중인 신청서의 승인서 발급을 중단하기로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80만 다카 청소년들과 서류미비자들의 삶이 또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다카(DACA) 청소년들은 어릴 적 미국으로 와서 영어를 모국어로 쓰며 이 땅을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믿고 있는 이들입니다. 이 사회는 이들에게 마음 편하게 앉을 의자 하나 내어줄 수 없는 것일까요?


미국에 천백 만명 이상의 서류미비 이민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중 80만 명이 다카이고, 약 500만 명이 필수 노동자(essential workers)입니다. 필수 노동자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최전선에서 일해온 사람들입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멈춰섰던 그 때도 죽음을 무릅쓰고 일했던 이들입니다. 그 외 자신의 나라에서 가난과 폭력에 견디다 못해 넘어온 난민들과 이주민들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꼭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통과되어야 합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세상은 자격 있는 이들에게만 자리를 주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자격 없음에도 하나님 나라의 자리를 받은 이들입니다. 이 땅의 나그네들에게 의자 하나 내어주는 일은 그 은혜를 값없이 얻은 이들의 마땅한 태도 아니겠습니까. '고아와 과부의 하나님'을 믿고, '나그네를 본토인처럼 여기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여리고성을 허무는 마음으로 이민개혁안 통과를 위한 기도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손태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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